둥그런 원 그리기

by 실상과 허상

지구는 우리의 집이다. 광활한 바다와 육지로 덮인 지구는 둥근 공의 형태를 띠며, 오랜 역사를 품고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끝없는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작은 점 같은 지구는 거대하고 무한한 우주 속에 자리하고 있다. 어쩌면 우주 자체도 끝없이 펼쳐져 경계가 없는 거대한 공과 같은 모습일지 모른다. 우리의 삶은 이 둥근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며 태양 주위를 도는 궤적 속에서 펼쳐진다. 지구 자전의 원은 그 중심이 변함없이 지구 깊은 내부에 있고, 공전의 중심은 지구 바깥에 있으면서도 일정한 자리를 지킨다.

우리 조상들의 시대는 곡선의 시대였던 것 같다. 집도 거리도 길도, 산과 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따라 곡선을 이루며 형성되었다. 반면 현대는 직선의 시대다. 빌딩도 거리도 길도 직선으로 설계되고 세워진다. 조상들의 사고방식이 곡선형이었다면, 나와 너의 경계가 흐릿하고, '나는 너'이고 '너는 나'라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사고방식은 직선형이다. 나와 너의 경계가 뚜렷하고, '나는 나'이고 '너는 너'다. 사리에 밝고, 옳고 그름이 분명하며, 좋고 나쁨도 확실하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삶 속에도 분명 원의 모습이 있다. 삶의 중심을 마음이라 한다면, 그 마음의 원형은 폭풍이 이는 바다 깊은 곳처럼 고요하고 흔들림이 없다. 우리가 이 마음의 원형을 찾아 원을 그리며 그 중심에 머무르는 순간, 그것이 곧 행복한 마음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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