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靈性)의 개입은 덕성(德性)을 기르며 마음을 열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이끌어 주는 마음 비우기의 여정이다. 복잡한 인간 관계에서 감정 폭발 등으로 쌓인 마음의 상처와 분노 등이 심해진 경우, 평소에 잘하던 명상이 더 이상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본인의 의지와 훈련으로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있다. 우리는 종종 인간의 한계를 넘어 갈 수 있는 영성의 도움이 필요하다.
영성의 개입이나 덕성의 개입 등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갈구하는 마음으로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하다. 영성의 개입의 수련은 감사와 찬미 속에서 드리는 묵주기도, 성가, 선행 등 많은 방법이 있다. 영성의 개입은 우리가 우리의 한계에 달할 때, 즉 도저히 더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느낄 때, 마음의 짐을 주님께 맡기고 감사하는 생활을 할 때 주님의 응답이 이루어진다.
기쁨의 삶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문제없는 삶은 없다. 문제없는 삶은 죽은 삶 뿐이다. 길가의 나무도 숲 속의 짐승에게도 날씨 먹이 등 삶의 문제가 항상 따르게 된다. 실제로 문제는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진짜 문제이다.
힘들고 가슴 아픈 어려운 문제를 지혜와 슬기와 용기로 이겨 나갈 때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마치 죽음의 수렁에서 허물을 벗고 탈바꿈하여 새로 태어나는 생명의 힘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쁨의 삶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어야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할 때는 학습 의욕이, 일을 할 때는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하듯이, 기쁨의 삶은 이를 추구하는 간절한 기도가 생명의 힘을 일구어 우리를 진정한 기쁨의 삶으로 인도한다.
빈마음
마태 28:1-8, 마르 16:1-8, 누가 24:1 -12, 요한 20:1-10에서 증거하는 예수님의 빈 무덤은 예수님 부활의 상징으로, 이 세상과 하늘나라의 연결 고리이다. 마찬 가지로 빈 마음은 삶의 불안, 걱정, 근심, 고통 등의 고뇌가 평화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실제 마음을 비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우리가 마음을 비웠다고 하더라도 빈 마음으로 매일의 생활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비워진 마음은 옛 마음으로 다시 채워 지기 마련이다. 빈 마음속에 좋은 마음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자연 현상에 비유한다면 물리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공명 상자 튜닝포크(아래 그림)와 비슷한다. 공명 상자가 비어 있을 때 하나의 소리 굽쇠 튜닝 포크에서 나오는 소리는 옆에 놓여 있는 다른 공명 상자의 소리 굽쇠를 울려서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이 실험에서 중요한 사실은 공명 상자가 비어 있어야 공명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소리 굽쇠 튜닝 포크에서 나오는 소리를 좋은 마음이라고 할 때, 비어 있는 옆의 상자로 좋은 마음이 전달된다.
화살기도
화살기도는 시간에 구애 없이 하느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순간 순간 느껴지는 간절한 소망을 바치는 기도를 말한다. 화살과 같이 방향성을 지닌 화살기도는 시간을 다투는 마귀와의 싸움에서, 특히 고통받는 이웃을 위하여, 엄습해 오는 불안, 초조, 또는 마음이 끓어오를 때 자신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느님, 저의 어머님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지극히 거룩한 예수 성심이여, 저의 마음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등이 있다.
화살기도는 사탄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도이기도 한다. 사탄의 유혹은 뱀의 형태로 인류의 시작과 함께한다. 이러한 사탄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 나타난다. 사탄은 마치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보며 기회를 노리듯이 호시탐탐(虎視眈眈) 생각의 사슬로 우리의 마음을 묶으려고 유혹한다. 이러한 사슬의 유혹의 생길 때마다 그때 그때,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탄아, 물러가라' [마태 4:10] 라는 화살기도를 바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마태 10:4] 에서의 말씀처럼 발의 먼지를 '탁탁' 털어버리는 화살기도를 바칠 수도 있다. 또한 세례 성사와 세례 서약 갱신 때 '여러분은 마귀를 끊어 버립니까?'의 질문에 서약한 '끊어 버립니다' 역시 강력한 화살기도이다.
'성부 성자 성령'의 성호의 기도도 좋은 화살기도이다. 우리의 생할 속에는 말이 이루어 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어, 멀리 떠나는 자녀가 보이지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난 바로 직후의 순간, 수술실로 옮겨가는 친구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바로 보는 순간 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순간에 긋는 성호의 화살기도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고 편안하도록 도와준다.
살면서 어이없고 기막히는 경우를 당할 때가 있다. 억울하고 분한 경우도 있고, 배신당하는 때도 있다. 너무 힘들어 잠도 이루지 못하도 터져 오르는 가슴을 누르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이다. 우리를 괴롭히고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이러한 경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불행스럽게도, 우리의 삶 속에는 이러한 어려운 경우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혼자의 힘으로 이겨 나가기에는 쉽지 않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아이들이 무섭거나 공포에 질릴 때 울며 뛰어 도망가면서 외치는 소리가 '엄마'이다. 슬픔과 괴로움에서 한없이 쏟아져 나오는 모든 눈물을 '엄마'처럼 성모님께서 받아 주신다. 단지 한 말씀 '성모님' '도와주세요'를 반복하는 화살기도는 우리의 마음에 평화를 준다.
화살기도는 하느님과 대화의 통로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드리는 짧은 찬미(讚美)와 감사(感謝)의 화살 기도는 우리의 삶을 감사의 삶으로 승화시키며 마음의 평화를 이루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찬미 예수님, 오늘 하루도 허락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등이 있다.
성가기도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성가는 두배의 기도'라고 고백한다. 성가가 우리의 마음 속에서부터 울려 나올 때, 우리의 마음 속에 계시는 성령이 역사한다. 성령은 우리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고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한다.
마음의 평화를 주는 성령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내시어 그들에게 불어넣어 주신 성령이다. 요한 복음서 20장 19-23절: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신 후 그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어 주시면서 누구의 죄든지 용서하라고 말씀하신다.
묵주기도
도미니코(1170-1221) 수도회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묵주기도는 중세기를 거치면서 그 형식을 갖추게 되는 묵주기도는 복음에 바탕을 두고, 그리스도의 갱생, 수난, 영광, 복음을 묵상하는 기도이다. 묵주기도는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으로 구성하여,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묵주알에 따라 반복하며 환희, 고통, 영광, 빛의 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한다.
렉티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
십자가의 요한(John of the Cross, 1542-1591)은 3세기의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184-253)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렉티오 디비나 수련 방식을 소개하였다. 렉티오 디비나의 4단계는 독서(Lectio), 묵상 혹은 명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상(Contemplatio) 이며, 이는 베네딕트회 수도회의 영적 수행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도교 묵상(Christian Meditation)
베네딕트회 수사 존 메인(John Main, 1926-1982)은 1955년 말레이시아에서 일할 때 힌두교의 가르침에 친숙해 졌다. 그후 그는 4세기경 유럽의 수도원 전통, 이집트 사막 수도자들의 수행을 익힌 요한 카시아누스(360-435)의 가르침, 그리고 힌두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1974년 영국의 런던에서 '그리스도교 묵상'을 시작했다. 지금은 로렌스 프리먼(Laurence Freeman)이라는 베네딕트회 수사의 지도 아래 120여개의 나라 사람들이 이 수련 방식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묵상은 '마라나타 (아라메아어: 오소서, 주님 예수님Come Lord Jesus의 뜻)'를 만트라로 사용하면서 내면의 침묵 속에서 자기 자신과 애착, 그리고 모든 근심과 걱정, 억눌림, 두려움 등에서 벗어나 주님의 현존을 발견하는 묵상기도 방식이다.
그리스도교 묵상의 방법
1. 편안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서
2. 몸을 바로 세우고
3. 눈을 지그시 감고
4. 조용히 거룩한 단어 만트라 '마라나타'를 마음으로 가져와서
5. '마라나타' 단어를 4개의 음절로 나누어 천천히 반복하기 시작
6. 호흡은 자연스럽게 하면서, 음절은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서 천천히, 확실히, 부드럽게, 조심스레, 단순하게 반복하며
7. 단순함이 명상의 기본임을 알아 같은 단어를 항상 사용하고
8. 단어를 반복할 때는 소리를 듣되 형상을 그리지 말고
9. 모든 생각과 형상과 단어들을 버리고, 마음에 생각이 생길 때마다 단어의 음절을 반복하여 말하고, 산만해짐을 알아 차릴 때는 바로 다시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 반복하고
10. 매일 아침과 저녁에 20분에서 30분씩 반복한다. 그러나 몸에 배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며 명상 모임의 참여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