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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상과 허상 Oct 14. 2024

지금 바로 지금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인지하는 순간, 그 순간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다. 현재의 시간은 곧 지나가고, 과거는 기억 속에, 미래는 생각 속에 존재할 뿐이다. 강, 산, 바다 같은 자연도, 하늘의 별, 태양, 달, 우주도 오직 지금 이 순간의 모습만을 가지고 있다. 지나간 모습이나 다가올 모습은 모두 우리의 생각 속에 있을 뿐이다.

천지(天地) 창조에 대해 창세기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요한 복음서는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고 기록한다. 노자의 도덕경은 도(道)에 따른 천지의 시작을 무(無)로, 만물의 기원을 유(有)로 이름한다. 주역은 천지의 변화 속에 태극(太極)이 있고, 태극은 음(陰)과 양(陽)을 낳는다고 기록한다.

비록 깊은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광활한 우주 속에 덩그러니 떠 있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구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땅, 즉 천지(天地), 그리고 공간 속에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즉 유무(有無), 도(道)의 태극을 그리는 음과 양, 즉 음양(陰陽). 이러한 이분법적인 일원론(一元論) 사상은 자연의 섭리와 우주의 원리를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우리의 삶을 실상과 허상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이 순간과 순간을 연결하며 살아가는 삶이 실상이라 할 수 있고, 지나간 삶의 기억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생각은 허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실상의 모습을 허상으로부터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바람직한 실상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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