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
서기 1982년 6월 13일 일요일 날씨 비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동생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엄마께서 오늘 색연필을 사주셨다. 참 예뻤다. 내 동생것이다. 내 동생도 색연필이 예쁘고 나는 수첩이 예쁘니까 갖고 싶어 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여전히 쉽지 않은 자족을 열 살에게 배운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자족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내 것을 포기하고
때론 양보해서
내걸 다 잃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있는 것에서 만족을 찾는 것.
겉으론 다 잃는 것 같은데
속으론 더 얻는 것 같은 것.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이 풍족해지는 법을 알았던 것 같다.
그때의 열 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