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발
서기 1982년 6월 14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엄마께서 신발을 사주신다고 그랬다. 그런데 신발 산 것을 일요일날 아빠 쉬니까 그때 아빠하고 어디 놀러 갈 적에 신으랬다. 나는 기분이 참 나빴다. 하지만 일요일에 신발도 신고, 어디 놀러 가니까 참 좋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오늘 일기를 읽는데 이런 노래가 생각났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딱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신을 신고 달려보자 휙휙
단숨에 높은 산도 넘겠네
새 신을 사놓고
바로 신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던 열 살.
일요일에 신을 신발을
월요일에 샀으니
일주일 동안
신발이 닿도록 쳐다보고 만져보고
방 안에서 신어보고 했을 것 같다.
잘 때는 머리맡에 두고
행복한 꿈을 꾸었을 것이다.
일요일에 갈 곳을 엄마가 안 알려 준 걸까?
아님 알면서도 나도 모르는 척 일기를 쓴 걸까.
과연
어디를 가려고
새 신을 사주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