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세월이 흐를수록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6월 28일 월요일 날씨 흐림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고모가 왔다. 애기였던 개가 6, 5살 그렇게 될 거라. 나는 세월이 흐를수록 나이, 몇 학년이 다 달라진다는 걸 알았고 아빠는 세월이 흐를수록 할아버지가 되고 엄마는 할머니가 되고 나와 내 동생은 어른이 된다는 걸 알았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오늘의 일기를 읽는데 슬픔이 찾아왔다.

사람이 태어나서 늙는다는 게 나는 여전히 슬프다.

아빠는 할아버지, 엄마는 할머니, 나와 내 동생은 어른이 된다는 글이

어른이 된 지금 읽는데 왜 이리 서글퍼지는지 모르겠다.ㅜ


어릴 때 텅 빈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나도 어른이 되겠지? 나의 어른이 된 모습은 어떨까 싶어서

천정을 바라보며 동그라미 그리고 눈코입도 그려보고

아무리 상상해보려 해도 전혀 내 어른이 된 모습을 그릴 수 없었다.

정말이지 전혀 어른이 된 내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어릴 때의 사진을 보면

내가 이랬었구나 싶어 지면서 그 시절을 지나온 나의 시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사진과 일기장이 있기에 증명이 되는 것이지 내 기억으로 어릴 때의 내 모습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 할머니가 된 모습을 만들어주는 어플이 있다며

남편이 내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는데

순간 내가 충격을 받아서 남편한테 화를 내기도 했었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에 당연한 결과인 걸 알면서도

나는 내가 늙은 모습이 너무 싫고 낯설다.


어른의 모습이 상상이 안 됐던 어린이가

이제는 어른이 되었고

또다시 노인의 모습이 상상이 안되지만

그 시간으로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일기에는 안 쓰여있지만

늙음 다음은 죽음이라는 것도.


오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려고 주말반을 등록해서 첫 강의를 듣고 와서 늙어간다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병들과 노화의 과정에 우울했는데 마침 일기도 세월이 흐르고 늙어가는 얘기가 적혀있어서 맘이 조금 착잡하다.


시간은 거스를 수 없기에

오늘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자 마음먹는다.


오늘 강의 들으며 생각난 것은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고 한다


그만큼 눈이 중요한 장기라고 한다.

한번 나빠지면 돌이킬 수 없기에

눈보호를 위해 컴퓨터나 스마트폰도 시간을 정해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흡연이 정말 안 좋다는 거.

직접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작가님

모두 건강하세요.^0^

개강 첫날이라고 과자도 준비해서 주셨답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