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끝자락에 몸과 글 근육 키워보기

소소한 이야기들

by 푸른 잎사귀


설 명절 연휴가 끝났다.

설날은 1월 29일 수요일이었고, 앞뒤로 하루씩 휴가가 주어졌는데, 올해는 갑작스레 뜬금없이(?) 월요일도 임시공휴일로 지정이 되었다. 직장인들은 금요일 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1월 25일(토)부터 2월 2일(일)까지 최장 9일 동안 쉴 수 있는 그야말로 황금연휴였다.


사탕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사탕을 가득 담은 봉지를 들고 나올 때의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탕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먹었을 때의 달콤함은 결국 바닥을 드러내듯이 어느덧 휴가의 끝은 와버렸다.


명절 때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반복되는 루틴이 있다.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거나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동물원 구경을 하는 것, 또는 옛 추억의 맛이 생각나서 태극당에 들려 빵을 사 오는 것 (설날 당일은 영업 안 함), 마지막은 대학로 가서 연극 보기이다.

이번에는 대학로에 가서 연극 보기를 선택했다.

오랜만에 대학로를 거닐며 불안한 미래로 눈물지었던 장소인 마로니에 공원의 벤치를 바라보며 지나간 이십 대를 회상해 보기도 했고, 오징어게임으로 유행하고 있는 달고나의 달콤한 매력에 빠져보기도 했다.


눈발이 날릴 것 같은 흐린 날씨와 매서운 바람 때문에 연극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시간이 가장 빠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대학로연극 [남사친여사친]

그렇게 고른 연극은 ‘남사친 여사친’이었다. 젊은 연인들의 로맨스와 우정 그리고 유쾌함이 담긴 내용이었는데, 스토리 전개가 지루하지 않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재미가 있어서 작가가 대본을 참 잘 썼다고 생각했다.(배우들이 다 예쁘고 잘 생겼다)


이번에는 연극만으로 끝내기가 아쉬워서 신당동으로 옮겨서 떡볶이를 먹었다. ‘마복림 할머니’가 원조인데 설날은 문을 닫아서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 집으로 갔다. 매장이 넓어서 일단 놀랬고, 설날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서 또 놀랬다.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우리 옆자리에 중국인들이 먹고 있었다) 내 입맛엔 조금 맵고 자극적이어서 외국인들의 입맛엔 어떨지 궁금했다.

신당동 떡볶이 2인세트(17,000원)

떡볶이를 먹은 후에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어줘야 하는데, 배도 부르고 2천5백 원이라는 가격이 선뜻 지갑을 열게 만들진 않았다.


두둑한 배를 소화시킬 다음 코스는 남산이었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 6시경부터 남산을 올라 야경을 보고 왔다.

여행객들이 많아서 그들의 언어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치 동남아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였다.

그렇게 서울투어를 하고 경기도 집으로 돌아와 짐정리를 하고 쉬다 보니 연휴의 끝자락에 와버린 것이다.

연휴만 끝자락이 아니라 1월도 끝자락이 되었다.

남산전망대 야경

그러다 ‘띠릭’하고 브런치스토리에서 알림이 왔다.

일주일이 넘도록 글을 쓰고 있지 않았더니 근육을 키우듯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써보라는 알림이었다.

어제 알림을 받고 나서 오늘은 꼭 글을 써서 1월을 마무리 하자 싶었다.

그래서 연휴 동안 녹슨 몸을 위한 기름칠을 하러 미루던 필라테스를 갔다 오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몸 근육을 단련했으니 글 근육도 단련하기 위해 맘먹고 앉아서 글도 써본다.


인바디검사를 해보니 74점이었던 내가 77점이 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넘으니 근육이 조금 생긴 것이다.


나의 글 근육의 점수는 몇 점일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다가 이제는 사랑하기로 했던 내가.

사랑이라는 것에 너무 서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생각도 복잡하고

맘도 안 잡힌다.

실수도 많고

어렵다.

그래도

포기는 안 한다.

꾸준히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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