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야단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9월 7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학교에서 집에 와보니 시간표를 누가 찢어버렸다.

엄마한테 물어보니 혜미가 찢어댔다.

또 크레파스를 보니 다 뿐질어 놓았다.

또 3개나 없어졌다.

현진이네가 세 개를 가지고 갔다.

나는 숙제를 다하고 야단을 쳤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누가 봐도 화날 상황인데

화를 꾹 참고

숙제부터 해놓고 야단을 칠 정도면

도대체 이 시절 숙제 위력이 이 정도였을까 싶다.


숙제를 하면서

화난 마음을 추스르고

냉정하게

맘을 정리한 후

야단을 쳤으리라.


현진이네가 가져간 색연필은

사우디에서 작은아버지께서 사 오신 48색 색연필이었을 것이고

다 분질러 놓았다는 건 막내 혜미가 힘조절이 안되니

색칠하다가 심이 부러진 거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현진이네가 3개를 가져간 건

필요했던 색 3개를 빌려간 것이리라.


그리고

내 시간표까지 찢어놓았으니

언니로서 야단을 쳤겠지.


휴~~~

열 살 언니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