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이 지나간다

by 푸른 잎사귀


열여섯이
덜컹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긴 생머리
큰 키
커다란 눈


맑은 영혼의
미소 하나


쓱싹쓱싹


연필이 종이를 긁는다


힘들다는 말도
물 먹고 싶다는 말도
없다


첫 수업인데
어땠니


조심스럽게 묻자


글을 많이 써서
좋았어요


놀랐다


말하는 것보다
글을 쓸 때
생각이 정리된다는 아이


쓱싹쓱싹


연필 소리 사이로
아이의 얼굴 뒤로


문득


열여섯의 내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