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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Aug 17. 2022

혁신하고 싶다고?
딱 하나만 바꿔라(4)

가죽을 벗기는 게 혁신이라고?

가죽을 벗기는 게 혁신이라고?      


“혁신하자”면 일단 머리가 쭈뼛해진다. 이제부터 된서리가 내리거나 회오리가 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아니, 어쩌면 시큰둥할 수도 있다. 뻑하면 “혁신”을 부르짖어 왔으니까 별다른 감흥이 없어진 탓이다. 구호로만 따진다면 ‘혁신의 일상화’는 이미 이뤄졌다. 다만 실행이 미미하거나 실적 또한 별로라서 문제일 뿐이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 생각, 진행상황 및 서비스에서의 점진적인 혹은 급진적인 변화를 일컫는 것이다. 이전의 상태보다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혁신을 영어로 innovation이라고 한다. 어원은 in(안)과 nova(새롭다)에서 비롯됐다. 그러니까 ‘안에서부터 시작해서 새롭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괴로울 것도 머리가 쭈뼛할 것도 없다. 


그런데 한문으로 표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혁신은 한자로 가죽 혁(革)과 새로운 신(新)이다. 누가 그랬는지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니까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뭐라고?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라고? 그러니 겁이 나고 머리가 쭈뼛해질 수밖에 없다. 


혁신을 말할 때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용어가 있다. 환골탈태(換骨奪胎)다. 직역하면 이 역시 으스스하다. 바꿀 환, 뼈 골, 빼앗길 탈, 아기 밸 태로써 뼈를 바꾸고 태를 바꿔 새로운 사람이 되자는 것이니 말이다. 참 험악한 표현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다 과장이고 허풍이다. 겁을 준 것이다. 그 정도의 각오를 하라고 ‘쎄게’ 말했을 뿐이다. 


혁신은 즐거운 것이다. 아니 즐겁게 해야 한다. 가죽을 벗기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죽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속 시원하고 후련하고 멋있는가. 환골탈태도 마찬가지다. 결국 잘해보자는 것이요 잘되자는 것이다. 익숙한 것과 훌훌 털어 결별하려니 좀 시원섭섭할 것이다.  

설령 고통이 따르더라도 가죽을 벗기듯 고문 같은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낳는 출산의 고통과 같은 것이다. 가치 있고 보람 있고 의미 있는 고통이요 희망과 행복이 뒤따르는 고통이다. 


그러니 스스로 혁신에 나서야한다. 스스로 새롭게 돼야한다. 이끌려서 혁신하려면 그거야말로 가죽을 벗기는 듯한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영어 innovation의 해석처럼 내면으로부터 새롭게 변해보자. 그 결과는 희망찬 미래요 밝은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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