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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Aug 23. 2022

혁신하고 싶다고?
딱 하나만 바꿔라(8)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혁신을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어록이 있다. 삼성전자의 고 이건희 회장의 어록으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 그것이다.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한지 5년차를 맞은 이건희 회장은 해외 순방과 사내 방송국에서 제작한 생산라인의 불량품 제조 현장 비디오 등, 심각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신경영’을 선언한다. 때는 30년 전인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의 켐핀스키 호텔. 본사와 각국 법인장을 그곳으로 불러 모은 비상경영회의에서 그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봐라. 농담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그 말을 듣고 “바꾸려면 마누라와 자식까지 다 바꿔야지 ‘성역’을 두면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삐딱하게 보거나 말장난을 할 게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아니 귀를 기울일 부분은 따로 있다. 마누라와 자식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엉뚱한 곳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진짜 의미는 어록의 앞머리 부분, 즉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것도 철저히.


그렇다. 기업경영이든 가정이든 또는 개인이든 간에 혁신의 중심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나로부터 비롯된다. 이렇게 범위가 팍 줄어들면 혁신할 것도 덩달아 팍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 나의 무엇을 바꾸라는 말인가.     

첫째는 생각을 바꿔서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조직의 일원이라면 적극 참여해야 한다. 괜한 거부감으로 삐딱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CNN 설립자 테드 터너는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라는 간결한 구호로 그것을 잘 설명했다. 개혁을 이끌지 못하겠다면 따르기라도 하고 그것도 싫으면 방해나 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더 쉽게 표현했다. “놀아도 좋으니 뛰는 사람 뒷다리 잡지 말라”고. 왜 그랬을까? 놀라는 얘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뒷다리 잡지 말라는 말도 아니다. 혁신을 말하면 이유 없는 반항, 삐딱한 사람들이 많음을 경계한 말이다. 말귀를 알아들어야 한다. 


둘째는 발상을 바꿔서 창의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하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고 창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말이다.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혁신이다.


셋째는 귀찮음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행해야 한다. 일단 변화는 귀찮음에 틀림없다.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운동을 하기로 작심하고 실행하는 것만도 얼마나 귀찮던가. 하물면 가죽(革)을 새로운 것(新)으로 바꿔야할 정도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귀찮고 불편한 것만큼 혁신의 효과는 크다는 것을 믿으며 실행에 나서야 한다. 혁신은 실행으로 완성되니까. 결국 혁신은 리더든 구성원이든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신부터 바뀌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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