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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Aug 29. 2022

혁신하고 싶다고?
딱 하나만 바꿔라(14)

혁신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혁신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꼰대는 자기계발서다.” 

이 명쾌한(?) 말은 나의 어록이다. 자기계발서의 특징이 뭔가. ‘공자님 말씀’으로 가득하다. ‘진짜 공자님’ 말씀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평범하고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잔소리’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꼰대가 원래 그렇다. 평범하고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신세대들은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고 노골적인 반발을 보인다. 이는 곧 “꼰대가 싫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고 드러내어 말한 사람 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바로 그룹 가수 방탄소년단이다.


그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RM) 김남준이 2015년에 발매한 첫 믹스테이프 <두유(DO You)>에서 청춘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험악하게(?) 노래했다. 

“난 세상에서 자기계발서가 제일 싫어.” “이렇게 저렇게 하란 개소리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딴 위험한 정의가 제일 문제야”라고. 신세대의 정서를 그대로 대변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외침 때문에 신세대들이 덩달아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 김남준이 2018년 9월 24일 유엔에서 행한 연설은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7분 동안 이뤄진 연설의 핵심은 앨범의 타이틀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였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남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목소리와 신념을 잃지 말자”고 했다. 

“Love yourself!”

이 말에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아니 지금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랑은 좋은 거니까. 더욱이 “너 자신을 알라”가 아니라 “너 자신을 사랑하라”니까. 이것이 꼰대 소크라테스와 신세대 RM의 차이인지도 모른다 


원래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에는 이런 식의 충고와 조언이 많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들을 가리켜 꿈과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살아있는 자기계발서’라 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거 뭐 좀 이상하지 않은가? 세상에서 자기계발서가 가장 싫다는 그들을 가리켜 ‘살아있는 자기계발서’라고 하니 말이다. 


이거 생각해봤는가? 방탄소년단이 노랫말로 말한 것들을 상사나 선배가 말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너 자신을 사랑하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임 없이 달려가 꿈을 이루라”(이것 모두가 그들의 노랫말에 나온다)고 말했다면 말이다. 틀림없이 꼰대의 쓸데없는 잔소리로 외면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말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말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똑 같이 “선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해도 공자가 말한 것은 고전(古典)이 되고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면 고전(苦戰)하게 된다.       


잡설 그만하고 결론을 맺자. “Love yourself” 말이다. 너 자신을 사랑하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스스로를 껴안으라는 말인가? 자존심을 세우라는 말인가?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며 스스로 가치를 드높이라는 말인가? 또는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하라는 건가? 쉽게 이해할 듯하지만 간단치 않다. 


그 의미야 아무래도 좋다. 각자 뜻풀이를 한 대로 마음에 새기면 족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기를 사랑하려면 자기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잘못된 것을 억지나 궤변으로 변명하는 것은 혁신이 못된다. 구태를 방치한 채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것은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못된다. 자기혁신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함이요 그러기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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