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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Aug 31. 2022

밥은 제대로 먹을 줄 아세요?

스물, 이제 매너를 생각할 때(19)

밥은 제대로 먹을 줄 아세요?


요즘 TV의 주요현상이 ‘먹방 대세’다. 먹는 것과 관련된 방송이 너무 많다는 말이다. 먹방의 영향은 크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1%가 먹방 때문에 식욕이 촉진되어 비만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오죽하면 정부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세우면서 먹방을 규제하겠다고까지 했을까.


문제는 또 있다. 먹방이 우리의 매너와 품격을 심각하게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먹방에 등장하는 인기 연예인들이 음식 먹는 걸 보면 매너나 품격은 고사하고 ‘막방(막된 방송)이 되고 있다. 볼이 터져라 음식을 가득 집어넣으며, 음식물을 입가에 묻히는 것에서부터,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고 입을 크게 벌리고 인상을 쓰며 씹어대는 모습은 천박함의 극치에 다름 아니다.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오버액션을 하는 것이라 변명하겠지만 그것이 알게 모르게 국민 모두에게 일반화되고 사회적 풍토가 되니 문제다. 특히 어린이나 젊은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이렇게 품격이 무너지면 식사매너에 머물지 않고 다른 품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파급효과다. 

사람의 품격은 우선 음식을 먹는 매너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신경써서 잘 먹자. 매너 있게.  

이런 엽기적인 일까지?

    

식탁에서의 매너꽝의 형태는 가지가지다. 먹방 스타일의 몰상식도 문제지만 그밖에 엽기적인 일들도 없지 않다. 내가 잘 아는 사람 중에도 그런 이가 있다. 사회적 신분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하는 짓거리를 보면 함께 식사하기가 싫다. 만약 연공서열식의 직장이 아니었다면 그는 매너 때문에 중간에 밀려났을지 모른다.


그의 매너 없는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사할 때의 짓거리이다. 손을 닦기 위해 주어진 물수건에 주위사람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가래를 뱉어두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매너 운운 할 것도 없이 엽기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와 식사를 한 후부터 식당에서 물수건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녀석이 그것에 가래를 뱉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식의 황당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서양식과는 달리 우리네의 식사 매너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다. 물론 전통예절은 서양의 그것보다 더 엄격하겠지만 보통은 식사매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생긴대로’ 먹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즈니스를 위해 그런대로 격식을 갖춘 자리이거나 매너에 신경이 쓰이는 사람과 식사를 하게 될 때는 자칫 황당한 사건을 저지를 수가 있다. 

당신은 괜찮다고? 자, 이제부터 지적되는 사항과 당신을 비교해보자. 의외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고치시도록! 그대로 습관이 되기 전에.     


한손에 숟가락과 젓가락?     


언젠가, 꽤 점잖은 자리에서 유명인사라는 사람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참 한심스런 풍경을 목도했었다. 즉,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 손에 함께 쥐고 식사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오늘 점심때, 친구들과 식사하면서 유심히 관찰해보라. 그런 식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도 그렇게 식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매너는 옛날에 밥상을 제대로 받기 어렵던 하층인들이 밥을 먹던 버릇이다. 

당연히, 숟가락질을 할 때는 젓가락을 상위에 놓아야 하고, 반대로 젓가락을 사용할 때는 숟가락을 내려놓아야 하는데도 아무도 그것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그런 행태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식사 예법과 매너는 의외로 까다롭다. 다행이 우리식 식사법은 별로 복잡하지 않으니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확실히 익혀 두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지키자     


0. 웃어른, 상사가 수저를 든 다음에 수저를 드는 게 매너다. 또한 식사의 속도를 함께한 사람과 맞추는 것이 매너다. 

0. 다시 강조하지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 손에 쥐고 먹어서는 안 된다. 밥그릇과 국그릇을 들고 먹어서도 안 된다.

0. 식사 중에 너저분한 짓은 금기다. 예컨대 정면을 보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것, 머리를 긁적이거나 발을 만지는 것, 콧구멍을 쑤시거나 눈곱을 떼는 것, 물로 가글을 하는 것 등등.

0. 함께 먹는 반찬을 뒤적이거나, 집었다 놓았다 하거나, 이것저것 고르는 것은 삼가야 한다.

0. 식사가 끝나면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런히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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