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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Sep 01. 2022

존대법, 이 정도는 알아야죠

스물, 이제 매너를 생각할 때(20)

존대법, 이 정도는 알아야죠     


요즘 존대법이 뒤죽박죽이다. 일반대화에서도 그렇고 전화통화에서도 그러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봐도 마찬가지다. 프로 직장인이라면 존대법을 정확히 실행할 필요가 있다.      


“~~해요”는 존댓말이 아니다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은 “~~해요”에 관한 것이다. 상대를 높인다는 뜻에서 쓰는 ‘-요’체에 대하여 집고 넘어가야겠다. 이 부분이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해요”는 존댓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 세대들은 그것이 존대인 줄 알고 윗사람에게 ‘알았어요’, ‘괜찮아요’ 등 ‘~~요’체를 남발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이 연장자에게 이렇게 말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종의 ‘애교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성 간에 사적인 관계라면 그 말투가 통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나 공식적인 상하관계에서 ‘~요’체는 금물이다. 


“알았어요”나 “괜찮아요”에서 ‘-요’를 떼어 버리고 나 면 “알았어.”, “괜찮아.”처럼 완전한 반말이 된다. 완전한 반말에 ‘-요’ 자만 붙여서 상대를 높여 준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잘 알았습니다.”, “괜찮습니다”처럼 표현해야 한다.      


‘압존법’을 아시나요?


이론이 분분하고 헷갈리는 존대법 중의 또하나가 바로 ‘압존법(壓尊法)이라는 것이다. 압존법이란 ‘존대하려는 마음을 눌러서(壓) 표현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른을 공대할 때 더 높은 어른 앞에서는 공대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를 말할 때 “할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아직 안 오셨습니다”라고 하지 않고 “아버지가 아직 안 왔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압존법은 전통적으로 가정이나 사제지간 같은 사적이고 친밀한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오늘날처럼 사회가 복잡해지고 직장이 다양해진 세태에는 맞지 않는다. 가정에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압존법이 적용되지만 직장에서는 다르다. 


예를 들어 사원이 부장 앞에서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과장은 출장중입니다”라고 하지 않고 “과장님은 출장가셨습니다”라는 식으로 자기의 윗사람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높여 말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거래처 직원 등 회사 외부 사람 앞에서도 자신의 상급자인 과장님에 대해서는 높여 말하는 게 옳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님’을 사용하되 ‘께서’와 함께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음을 비교해보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사장님, 부장님께서 오셨습니다(X)

사장님, 부장 왔습니다(X)

사장님, 부장님 오셨습니다(O)     


일부 책이나 전문가들 중에 직장에서도 압존법을 지켜야 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이도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으로 일본식 어법에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 일본어의 예절은 이와 같은 경우에 낮추어 말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심지어 요즘은 가정에서도 압존법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 할아버지 앞에서도 부모를 높여 말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 언어예절에서도 이런 변화를 받아들여 압존법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 아버지가 전화했어요.” “할아버지, 아버지가 전화하셨어요”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오셨어요”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교육적 차원에서 심지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가서 아버지 좀 오시라고 해라”와 같이 ‘-시’를 넣어 존대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 이하연 지음, <전화는 마케팅이다>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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