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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Nov 26. 2022

결국은 인간관계(3)

'필요상종'이다 - 당신은 필요한 존재인가?

3.‘필요상종’이다 - 당신은 필요한 존재인가?     


‘사회를 이루는 근본요소는 사람들의 동류의식(同類意識)’이라는 말이 있다. 즉, 사회는 그 구조상 어떤 범주로 묶이거나 분리되면서 돌아가는데 그 근본은 동류의식이라는 것이다. 동류의식이라는 개념은 미국의 사회학자 F.기딩스가 그의 책 《사회학 원리:The Principles of Sociology》에서 주창한 것으로 그는 이것이 사회적 행위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일정한 사회계층·집단 등에 공유되는 의식을 말하며, 통속적으로 쉽게 표현하면 ‘한패의식’ ‘끼리끼리’라 할 수 있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공통된 생각과 연관을 가진 사람들끼리 계층과 집단을 형성하려고 한다. 그래서 동일 계층․집단내의 사람들끼리는 서로 융합하기가 쉬워 인간관계의 형성이 용이하나, 계층․집단이 다를 때는 서로 반목하거나 인간관계 형성에 장애를 일으킨다. 이를테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는 《주역(周易)》의〈계사(繫辭)〉상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거기에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 즉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뉘어 산다. 거기서 길흉이 생긴다’는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관련된 고사가 전해진다. 춘추전국시대에 제(齊)나라의 선왕(宣王)은 순우곤(淳于髡)에게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찾아 등용하도록 했다. 며칠 뒤에 순우곤이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나타나자 선왕이 “귀한 인재를 한 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 오다니, 너무 많지 않은가?”라고 묻는다. 그러자 순우곤이 말했다.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입니다.”(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그렇다. 사람들은 끼리끼리 교류하고 끼리끼리 모인다. 유유상종이요 초록동색(草綠同色)이다. 원래 ‘끼리끼리’나 ‘유유상종’이라는 말은, 같거나 비슷한 신분과 계층의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것을 일컫는 것이다. 옛날에는 사회구조가 그랬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분과 계층의 벽이 허물어지고 교류의 폭이 지구촌화(地球村化)된 오늘날에 있어서는 ‘끼리끼리’의 의미가 달라졌다. 신분과 계층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필요’가 중요하게 됐다. 이를 가리켜 나는 ‘필요상종(必要相從)’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즉, 신분이나 계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필요에 따라 서로 교류하고 가깝게 지낸다’는 의미이다.


상호 도움이 되고 필요의 가치가 있으면 신분이니 계층이니 하는 것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도 상관없고 국경이나 인종도 초월한다. 바로 그 점에서 누구든지 인맥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필요 가치에 따라 사람을 사귄다고? 이거 너무 살벌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신분과 계층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보다는 훨씬 진화된 것이며 합리적이다. 어차피 사람은 필요에 따라 관계를 맺는 것이니까.


‘필요’란 ‘도움’과 동의어다. 따라서 상대가 도움을 주거나 줄 수 있다고 예상된다면 누구라도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끈끈한 인맥이 될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한다면 당신이 누구에겐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당신은 상대의 인간관계 대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당신은 무엇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깊고 내밀한 관계를 가지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의향이 있는가? 당신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가깝고도 소중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인간관계를 보다 깊게 가지기 위해 배워야할 새로운 기술은 무엇인가?”   -《나는 좀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쉐럴 리처드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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