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은 ‘세계 침팬지의 날’이다.
야생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 박사가 탄자니아 땅을 처음 밟은 날.
그녀의 오랜 관찰과 기록 덕분에 우리는 침팬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고,
그 의미를 기리기 위해, ‘세계 침팬지의 날’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날을 앞두고 스튜디오 대본 주제를 고르다, 자연스레 침팬지라는 단어에 오래 머물게 된 그 날.
인간보다 먼저 우주로 간 생명체, '햄'에 대해 알게 됐다.
1961년, 미국과 소련이 치열하게 우주 개발 경쟁을 하던 시절.
미국 NASA는 인간보다 먼저, 우주에 생명체를 보내 실험할 필요가 있었다.
그 임무에 선택된 건, 똑똑하고 순했던 꼬마 침팬지 ‘햄’이었다.
햄은 버튼 누르기, 신호에 반응하기 같은 훈련을 받으며, 진짜 우주 비행사처럼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마침내, 1961년 1월 31일. 햄은 캡슐을 타고 우주로 향한다.
지구의 10배가 넘는 중력을 견뎌내고, 20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 뒤,
대서양 한가운데 떨어진 캡슐 안에서 햄은 살아 있었다.
햄은 그때부터 ‘우주를 다녀온 최초의 영장류’라는 이름을 얻었고,
인간은 햄 덕분에 우주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햄이라는 이름도 그때 지어졌다. 실험번호 65번 대신, 그가 살았던 연구소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었다고 한다.
햄은 이후 워싱턴 동물원에서 살다가, 지금은 뉴멕시코 우주 박물관에 남아 있다.
또 하나의 침팬지 이야기가 있다.
노령의 침팬지 ‘마마’는 병상에 누운 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마마에게 한 사람이 찾아온다. 50년을 함께했던 네덜란드의 영장류 행동학자, 얀 반 호프 박사.
박사가 “마마~”라고 부르자 기운 없던 마마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짓고, 박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음식을 받아먹고, 가만히 그를 껴안는다.
마치 작별 인사를 하듯. 마마는 그 만남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났다.
침팬지는 인간과 98%의 DNA를 공유하는 동물이다.
우리를 닮았고, 우리가 닮았다.
돌로 열매를 깨고, 나뭇잎으로 물을 떠 마시고, 곤충을 으깨어 상처 위에 바르기도 한다.
상처 입은 친구를 안아주고, 기운 없는 동료를 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이타심과 공감 능력.
우리가 인간에게만 있다고 믿었던 감정들이 그들 안에도 존재한다.
그런 침팬지가 지금은 멸종 위기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4개 침팬지 아종 모두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고,
특히 서부 침팬지는 80% 가까이 사라졌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더는 햄도, 마마도,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침팬지에 대해 방송용 대본을 쓰다가, 결국 내가 더 많은 걸 배운 날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을 기억하는 것.
잊지 않도록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건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