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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벽한 가족 Feb 11. 2022

100명의 부모, 100가지 육아

 좋은 육아서적과 양육 프로그램이 넘치는 세상이다. 어른들로부터 과거의 육아를 전수받기엔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진다. 그러나 몸에 좋은 음식도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는 법. '좋은 부모상'을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현실의 나와 비교하고, 좌절하기도 쉽다.      


 정보를 잘 판별하고 취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나와 잘 지내기'이다. 아이와 잘 지내는 것만큼 부모인 나 자신과 잘 지내야 한다. 젊은 부모들은 ‘나’로 사는 것이 ‘부모’로 사는 일만큼 중요하다. 부모의 부정적 감정은 쉽게 아이에게 전가되기에, 자신의 행복을 잘 사수하는 것이 좋은 육아의 근간이 된다. 행복한 육아를 위해 ‘나 자신과 잘 지내는 방법’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다.     




1. 좋아하는 것을 찾아 수시로 하라

 좋아하는 것 중 주어진 환경에서 가능한 무엇이든 수시로 한다. 이를테면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육아로 집에 발이 묶여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가 하면 가끔은 유모차를 끌고 코인노래방에 간다. 단돈 몇천 원이면 꽉 막혔던 속이 '쑥' 내려간다. 모든 사람에게는 열 일을 제쳐두고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글, 노래, 그림, 악기… 그것이 무엇이든 아이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취미’ 하나쯤 가져 보자.     


2. 힘들 땐 누구라도 도움을 청하라

 맞벌이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가장 먼저 내려놓는 것이 ‘염치’다. 아이가 아플 때를 대비하여 부부를 비롯해 양가 부모, 형제자매 등이 상근․비상근 부대로 꾸려진다. 여건이 안 되면 비용을 내고 육아도우미를 고용하고, 이조차 불가할 땐 부부 중 한쪽이 휴직하거나 그만두는 것이 맞벌이 부모의 숙명이다. 한계에 달할 때마다 나는 주로 ‘여동생 찬스’를 쓴다. 자식 사랑보다 더한 조카 사랑을 몸소 보여주는 친동생 덕분에 육아 부담을 많이 덜었다. 혈연에 호소하든, 돈으로 해결하든 그 무엇이든 가용한 자원을 동원한다.          


3. 육아의 현장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면 잠시라도 육아의 현장을 벗어나 보자. 한계에 부딪힌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감정을 전할 수 없고, 덮어놓고 견디는 것은 자학(自虐)에 가깝다. 주말에 배우자와 순번을 정해 나만의 시간을 갖자. 늘어지게 잠을 자거나, 커피숍에서 독서를 즐기거나, 친구를 만나보자. 뜨끈한 탕에서 유유자적하는 것도 좋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바깥에서 잠시 걸어보자.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꽤 도움이 된다.       

    

4. 남에게 정답이 나에게도 정답은 아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육아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이다. 시금치, 멸치, 고기를 골고루 먹으면 좋겠지만 안 먹는 아이를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 생선과 김이 아니면 전부 뱉어버리는 아이를 붙들고 뭘 먹이려고 해봐야 서로에게 고문이다. 비슷한 월령의 자녀를 키우는 친구의 아기자기한 식단표 앞에서 한없이 초라한 엄마가 되기도 하지만 전업주부인 친구의 사정과 나의 사정은 다르다. 이상과 현실을 잘 구분하고, 아이의 기질과 내게 주어진 환경에 맞게 지속 가능한 육아를 해야 한다.  






 자녀가 삶의 전부인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행복을 얻는다.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 100명의 부모에겐 100가지 육아법이 있다. 아이의 기질, 부모의 성향, 주어진 환경에 맞게 상호 윈윈(win-win)하는 최적의 루트를 찾는 것. 여러 권의 육아서적을 읽는 것보다 나을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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