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求愛)

by 정현민

구애(求愛)


빛바랜 꼬리깃은

눈을 사로잡지 못하고

무디고 무른 뿔은

밀거나 버텨내지 못하여

나의 구애는

오늘도

형편없고

어림없어


이 밤도 혼자인


뜨거움이나

반짝임 따위

아무것도 얹지 않은

눈길들만

두 손 가득 받아 들고

몇 발 가지도 못한

자리로 돌아와

멋쩍게 웃다가

남몰래 울다가

잠이 든다.


이전 08화꽃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