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나 아침이 와도
날이나 해가 가지 않은 듯한
오래된 동네를
지날 때마다
장승처럼 뒷짐 지고
지켜선 은행나무 뒤로
좁은 어깨를 마주한
붉은 벽돌 이층 집들이
야트막한 담장
뾰족한 울타리 위로
궁금해 고개 내민
노란 개나리들이
귀퉁이가 녹이 슨
초록 파랑 대문 옆에
뜻을 알 수 없는
집주인의 이름들이
고장 나 들리지 않는
네모난 초인종 아래
나를 기다리는
볼 빨간 친구들이
갈 길 바쁜 나를 불러
나는 걸음을 멈추고
정신을 놓고
한 참을 머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