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민감한 시국에 이지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우리말로 집단 따돌림 보다 더 심한 뉘앙스가 있어서 굳이 이지메라는 표현을 썼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요즘의 시대적 기상도 즉, 날씨예보를 말하자면 '네트워크의 바다에서 발생한 SNS의 태풍이 휩쓰는 이상기후' 라고 말하고 싶다.
태풍이라는 것은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바다의 에너지를 받아 발생하여 그 에너지와 대기를 순환시키고, 대지에 수분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으나,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재난 그 자체다.
SNS의 태풍도 네트워크라는 거대 바다에서 얻은 동력으로 개개인의 의견을 순환시키고, 때로는 어딘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현대 사회의 안 좋은 부분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허세문화를 통한 과소비,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활발한 소통'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현실의 소통은 단절되는 효과, 그리고 그 소통의 방식을 통한 비난과 따돌림 행위가 어찌 보면 SNS의 태풍에 의한 재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의견일 수 있겠으나,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넷상의 비난과 따돌림 행위 즉, 네트워크 이지메는 상호 비대면이고 물리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다수의 힘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죄책감의 1/N효과가 극대화되어 쉽게 행해질 수 있는아니 행해지고 있는 행위라고 본다.
네트워크 이지메는 일단 타겟이 정해지면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것도 다수에 의해...
그 타겟은 연예인일수도, 그리고 일반인일 수도 있다.
범법자가 아님에도 뉴스를 보고 마음에 안 들어서, 예능방송을 보고 마음에 안 들어서라는 이유에서 시작하여, SNS나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서 욕이나 저주를 뿜어대는 경우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점이 참 무섭다.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보는 평범한 사람들은 학교에서 집단따돌림 때문에 고통받는 학생의 이야기라던가 하는 기사에 대해 가해자를 비난한다던가, 피해자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대부분이고 그게 여론이라고 보임에도, 간혹 기사 또는 TV에서 본, 마음에 안 드는 타겟이 생기면 SNS나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서 다수라는 큰 바위에 얹혀서 다 같이 가해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악플이 수백, 수천 개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출처 : SK텔레콤 뉴스룸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이지메이다.
물론 나도 TV를 보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쉽게 네트워크 상에서 가상의 돌을 집어던지지는 않는다. 마음에 안 들지라도 내 속에서 마음에 안들뿐이다. 가끔 가족이나, 친한 사람과 그 주제가 생기면 이야기할 뿐.
네트워크 이지메는 민주사회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개인의 의견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그것을 하는 사람들은 의견제시 또는 반론과 다르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남긴 데이터 또는 글은 네트워크의 바다를 이루는 수분과 플랑크톤이 될 수도 있고, 바다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위대한 인터넷의 시대에 개개인의 행위 하나하나가 네트워크 바다에 수분과 에너지가 되어,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자연에 수분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될지, 또는 대지의 인간에게 재난을 안기는 것이 될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