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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Sep 12. 2023

참을성이 사라져 가는 시대

일상과 사색

 플릭스와 같은 OTT서비스에는 무수한 영상물들이 있다.

 화제의 드라마에서 고전영화까지 맘먹고 보자면 몇 날 며칠을 TV속에 빠져 살 수 있을 것 같은 정도다.


 영화마니아인 나는 예전부터 보려고 했던 영화들을 '찜'해놓고는 휴일에 봐야지 하지만, 정작 거들떠도 보지 않고 그냥 찜 상태로 있는 게 몇 개월째다. 컨텐츠가 너무 풍요로워서이기도 하지만, 집에서 2시간가량을 집중해서 보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집에 있을 때면 많은 시간을 유튜브 시청으로 보내는데, 요즘은 숏폼을 보는 시간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통계를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틱톡이나, 숏츠의 시청비중이 높아지고 십여분 이상 소요되는 영상물의 시청비중은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더욱 그렇다고 한다.


출처) 매일경제 증권

*10대의 숏폼선호 길이 10분 이내 56%

  (출처 : 메조미디어, 2020년)




 이런 생각을 해본다.


 너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린 요즘 반대로 말하면, 참을성 있게 오랜 시간을 집중한다는 것이 점차 힘들어 시대가 되었다는 것 아닐까?


 그게 맞다면, 참을성이 사라져 가는 시대라서 인지 현상도 있는 것 같다.


 짧게 핵심만 전달되면 좋겠으나,  복잡한 사안 경우임에도 앞뒤가 사라지고, 결과만 전달되어 오해와 오판을 하게 되는 현상 말이다. 

 이런 현상은 직장 내에서 생기기도  하고 (직장에서 여러 번 경험해 봤더랬죠), 개인 간의 대화에서 생길 수도 있다.


 때로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호 의견교환이나 토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이견을 좁혀야 할 텐데, 진지함과 참을성 따위는 사치가 되어버려서, 대화조차 단타 치게 된다던가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참을성이 사라짐에 익숙해져서인지, 어떤 이들은 짧은 상황만으로 이해를 했다고 착각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안 좋은 사례로는 참지 못하고 분노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분노라는 것이 여러 상황에서 생기겠으나, 쉽게 고갈된 참을성 이후의 결과로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혹자그것을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타낸다는 것으로 포장하기도 한다.(사실 이런 우도 여럿 봤다.)


 요즘과 같이 빠른 변화의 시대에는 인스턴트와 짧음도 시대의 조류 중 하나겠으나, 간혹 시간을 들여 쳐다보지 않음에서 나온 오해 분노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숏폼에 익숙해지면서, 긴 영상을 점차 힘들어하게 되는 나를 보다 보니, 상당한 생각의 비약임에도 우리는 '참을성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살고있지 않은가 하는 잡생각이 들게 되었다.



덧붙임. 저도 분노가 있는 사람으로서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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