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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Oct 23. 2023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우리

일상과 사색

 얼마 전 일이다.

 낮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어머니였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셨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연세가 꽤 많으신 편이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뱅킹이나, 기차표 예매 등 동년배뿐 아니라, 연배가 낮은 노인분들보다도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시는 편이었기에,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것이 꽤 큰 타격이 된 것이다.


 위치추적 등을 하고, 찾기 위한 별의별 방법을 강구했지만, 결국 찾는 것을 포기하고 분실신고를  뒤 새로운 폰으로 바꿔 모두 재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있던 기록들은 모두 소실되었고 말이다. (백업이 안 되어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전화번호와 중요 정보를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시던 수첩에 기록해 왔었기에 그나마 정보복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디지털을 용해 왔지만 아날로그를 유지했었기에, 유사시 보완이 되었달까.


 일련의 해프닝이었지만, 이번에 돌이켜보니, 참 많은 정보가 이 작은 스마트폰에 담겨있고, 또 많 의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계기였다.




 잠깐 시선을 돌려보자면, 십 년 즈음 전에 봤던 재미있 미드 중에서 '배틀스타 갤럭티카' 라는 SF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의 설정이 고도화된 디지털/네트워크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네트워크를 무효화시켰고, 그 와중에 아날로그방식이던 전함(이 전함이 갤럭티카다)이 살아남아 인류의 생존을 위한 전쟁을 지속해 나간다는 설정이다.

 꼭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스마트기기가 고도화된 사회에서 기기나 소프트웨어에 모두 의지함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아니 사실은 모두들 몇 번씩은 경험했을 법한 일들일게다.

 전화번호를 기억 못 한다던가 하는 작은 경험부터 인터넷이 먹통이 되어 무엇인가를 못하는 그런 경험말이다. 정말 운이 없다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도 겪을 수 있고...


 나날이 발달하는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많은 이로움을 주지만, 그것을 상실했을 때 수반되는 위험요소도 키워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된다.


"엄마, 요즘은 신용카드 잃어버리는 것보다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게 훨씬 큰 일이에요..."

라고 말씀드리긴 했는데,  마냥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우리 일상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걸까 생각하게 된다.



덧붙임. 그러면서 이 글도 스마트폰으로 쓰고있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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