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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Oct 24. 2023

백세시대에 대한 단상

일상과 사색

 인간의 오랜 욕망 중 하나를 꼽아보라면, 아마도 불로장생 또는 장수일 것이다.


 오죽 장수를 원했으면, 만세, 천세라는 인사가 나왔으며, 영생에 대한 전설들이 많았겠는가?

 천하를 통일했다는 진시황 조차도 불로장생을 위해 세계 각지에 사람을 보내 불로초를 찾게 했으며,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의 초갑부인 웨이랜스 회장도 창조자를 만나 영생을 바라지 않았던가.


 인간은 과연 몇 살까지 살 수 있도록 설계되었을까?


 내가 창조자도 아니고, 설계에 관여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고대인은 38세, 현대인의 수명은 80세 전후 정도라고들 한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나긴 하겠지...


 이렇듯 과거에는 쉽게 꿈꾸기 어렵던 수명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일상화되었으며,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십수 년만 더 지나면 아마 정말 백세시대가 가능할 것도 같다.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의 신세계가 올듯

 

여기에서 한번 자문을 해본다.

백세시대는 과연 유토피아와 같을까?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수명을 거슬러서 백세의 삶을 꿈꾸는 것이 멋진 신세계로 다가가는 것일까?


 현대인 특히,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젊어서 돈 벌기 바쁘고, 아이들 키우기 바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중년을 거쳐 장년에 이르게 된다. 생산활동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에 통상 생산활동을 멈추거나, 수입이 적어지는 장년을 거쳐 노인이 되면 자연스레 부족해지는 것들이 생겨난다.


 그것은 건강, 자산,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일 것이다.


 노년에 건강하지만, 충분한 자산이 없다던가

충분한 자산은 있지만, 건강하지 못하다던가,

아니면 건강과 자산이 갖춰졌지만 가족과 친구가 없다던가...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의 노년은 위의 셋 중 하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100세가 된다면, 흐음... 그리 희망적인 상황은 아닐 수도 있겠다.

 물론 우리 사회의 극소수는 충분한 자산을 바탕으로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서 영생까지는 아니라도 꽤 오랜 삶을 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평균까지는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이 희망이긴 하나,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가면서, 또는 신이 있어서 어떠한 은혜를 받아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늘렸다한들, 즐거운 시간을 영위할 자신이 있는가?

출처)아시아엔, 즐거워 보이는 두 분이다.


 지금 내가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지 않다면, 아마도 노년이 된 나도 주어진 시간을 즐겁게 보내긴 쉽지 않을 것 같다.

 노년에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니까 일부 가능은 할 수 있겠으나, 주어진 시간에 비해 다른 것들이 줄어든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되니까.

 

 영생과 장수가 인간의 오랜 희망이기는 하나, 무작정 오래 사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주어진 시간 대비 삶의 만족도라는 지표로 삶이 평가받는다고 가정하면, 시간이라는 분모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보다는 각자 나름의 즐거움이라는 분자를 늘리는 것이 더 낫겠는 생각이다.


 비록 지금 이 순간에는 삶에 치일지라도, 나중을 위해서라도 잃어버렸던 또는 어딘가 있을 재미를 찾아 나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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