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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Oct 25. 2023

남몰래 흐르는 눈물

음악에 대한 수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 이야기는 아니고... (그렇습니다. 제목이 낚시였습니다.)


 중년, 나는 남자니깐 중년남성이 되면, 눈물이 잦아지는 것 같다.

 중년 남성의 눈물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드는 반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그렇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가 보다.


 얼마 전 예전노래들을 듣고 난 후의 이야기다.

 

 일본의 ZARD라는 가수의 초창기 노래 중에 '지지말아요(負けないで)' 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는 일본의 국민응원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ZARD, 즉 사카이 이즈미라는 가수는 39세에 암이 발견되어 1년 정도 투병을 했다고 한다.

 투병 중 같은 병원에 있던 30대의 여성환자가 있었는데, 반복되는 항암치료로 많이 힘들어했었고,  이때 사카이 이즈미는 힘이 되는 말과 노래를 종종 불러줬었다고 한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 사카이와 함께 산책도 못 갈 정도였는데 그때 '지지말아요'라는 노래를 불러줬었다고 한다.

 사카이 이즈미는 40세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게 되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그 환자는 너무나 안타까워하면서,

 "사카이 씨가 천국에 먼저 가 있다면 저는 안심하고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차 안에서 아내와 이 노래를 듣던 중, 이 일화를 아내에게 이야기해 주는데 갑자기 울컥한 거다. 다행히 밤이라 잘 안 보였겠거니 했는데, 아내가 말하길 우냐고...


맞아 좀 울었어...


 예전에도 슬픈 영화나 감동을 받으면 가끔은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흘린 적은 있지만, 요즘은 여성호르몬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뭔가 심정을 터치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영화를 볼 때면, 울컥한다.


 여전히 남몰래 흐르는 눈물로 남기고자 엉엉하지는 않지만, 크흑 하면서 옆으로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하는 나를 보면 이제 나도 어쩔 수 없는 중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바람이 불어도 눈물이 흐른다!! (안 자랑)

 이것도 역시 중년에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서 나오는 증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제는 남알게 흐르는 눈물이 나올지라도 그러려니 해야겠다.



덧붙임. 음악 이야기인 것처럼 시작해서, 중년 남성의 애로로 의식의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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