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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Nov 28. 2023

종교의 미래에 대한 단상

일상과 사색

 우선 이 글은 특정 종교를 비난하려고 하는 글이 아닌, 무교인이 바라본 종교라는 것이 미래에 어떻게 변해야 할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입니다.


 우리 집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어서, 나는 무교, 아내는 개신교이다. 나는 무교인, 정확히는 불가지론자이지만, 아내와 함께 교회를 꽤 여러 번 다녔다.

 믿으려고 다닌 건 아니고, 교회 행사에 동행인이 필요해서 내지는, 방랑자처럼 지역을 옮기면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미안한 마음에 초기 정착을 위해 교회를 같이 다녀주는 정도로 다녔다.

 물론 어려서는 집안이 잠깐 불교였어서, 절에 갔다던가, 군대에서 또는 제대 후, 20대에 절과 성당을 여러 차례 다녀본 적도 있다.


 지금 아내가 다니는 교회는 중대형 교회로 적지 않은 신도수를 자랑한다. 최근 교회를 갔을 때 관찰해보니, 새삼 신도들의 구성이 눈에 띄었고 그것을 계기로 종교의 미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 내용을 적어보자면 이러하다.


 첫째, 신도의 구성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종교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에서 기인한 것이 가장 크겠으나, 이면에는 젊은 층일수록 종교가 없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부분은 교회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서도 신규 신자, 특히 젊은 신자들을 유입시키려는 노력의 이유일 것이다.


 둘째, 성별로는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말하기 많이 민감한데, 정서적으로 감성적이라는 부분과, 생업생활에 대한 상대적으로 적은 참여기회 등 실존주의적인 불안함에 직면하기 때문에 종교로부터 오는 안전감을 구하게 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종교활동을 통해 사회적 교류를 한다는 점도 있고...


 위의 연령, 성별에 따른 종교인구의 통계는 22년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동일한 수치를 보여준다.

 두 가지 수치 외에, 언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종교를 갖고 있던 사람이 무교가 된 비율이 개신교, 천주교, 불교 순으로 각 12%, 8%, 9%라는 특이점이 있다. 즉, 종교를 믿다가 안 믿게 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 30대의 이탈률이 크다고 한다.


왜 그럴까?


(지금부터는 통계 및 미디어와 책 등을 통해 얻은 정보에 나의 생각을 더해서 적어보는 내용이다.) 


 첫째, 개인주의가 발달할수록 종교에 기대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며,

 둘째, 과학이 발달할수록 종교에 대한 믿음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셋째, 종교에 대한 여러 사유로 불신/실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도 무교비율이 51%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 종교인 비중이 04년 54% → 14년 50% → 21년 40%, 감소추이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 한정 짓는다면, 인구구조의 특성과 언급한 사유로 30년 후라면 더 이상 종교의 존망은 담보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신교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경우에는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




종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미래에도 유효하게 남아있을까?


 나는 무교인이라고 언급했지만, 종교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점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종교의 순기능은 정서적 안정과 사람들과의 교류이다. 그리고 윤리적 사고도 일부 있을 수 있겠다. (일부라고 말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따라서, 종교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인간사회에서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힘들 때, 기댈 곳이 필요한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종교가 그 최후의 보루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각 종교의 기원과 스토리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있지만, 이 부분을 절대적 진리로 내세워, 우리 종교는 이렇네, 그래서 너희들은 어떻게 해야 하네를 강조하고 강요하기보다는, 윤리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치열한 삶 속에서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몇천 년 전 신이 그랬더라, 선지자가 그랬더라 하는 이야기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조만간 외계에서 (어떤 형태든) 생명체가 발견될지도 모르는 시대에  설득력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층일수록, 과학이 발달할수록 종교이탈이 높아지는 것일 테고, 그 결과는 어떤 종교든 결코 반기지 않을 결과물일 테니 말이다.


 나는 종교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식처가 되려면, 각 종교 간에 내가 맞고, 네가 틀리네 한다던가, 옛 말씀이 절대적으로 맞으니 내가 말한 것만 지켜라는 말씀들은 줄이고, 각 종교 신이나, 선지자들이 가졌던 포용의 마음은 유지하되, 각박해진 삶에 지친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내용,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내용 중심으로 변화해야 종교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30년 후에는 소수만이 남아 다니는 그런 모임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덧붙임. 아주 많이 민감한 주제이긴 합니다만, 종교가 언급하면 안되는 영역인 것도 아니고, 폐쇄적으로 다룬다면 변화도 없지 않을까 싶어 생각을 써봤습니다.

종교가지신 분들이 불편했다면, 무교인 중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있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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