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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Nov 29. 2023

냥이씨의 생각#21 : 소파방 하숙생과 어머니

동물도 있수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패러디 글입니.


나는 금년 한살 반 난 아메숏입니다. 내 이름은 나무구요. 우리 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간식을 잘 주는 우리 엄마와 단 두 식구뿐이랍니다. 아차 큰일났군, 아빠를 빼놓을 뻔했으니...


지금 중년인 아빠는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 다니는지, 평일 집에 아침에 나가 저녁끼니까지는 별로 붙어있지 않으니, 깜빡 잊어버리기도 예사지요.


그래도 주말에는 아빠가 집에 계속 있어서, 가끔 쓰다듬어 주기도하고, 궁디팡팡해주기도 해요.


그러다가, 더 이상 안놀아주면 나는 소파방에 들어가버리지요.

나무의 소파방

한동안 소파방에서 자고 있으면, 엄마가


"나무야~"

하고 부르겠지요.


"나무야, 여기 아일랜드 식탁에 얼른 올라와봐. 너가 좋아하는 치킨큐브야."

기이한 자세로 자네요...

나는 자다가 깨서 비실비실하다가 홀짝 식탁위로 올라가서는 큐브 한 조각을 맛있게 먹고있으니까, 아빠가 와서는


"우리 나무, 참 귀엽다... 사람한테 잘 안기기만 하면 더 좋을텐데..."


"아유~ 당신 나무들어요...안아프고 밥잘먹고 똥잘싸는 것만해도 이쁜일이죠~"


"요즘 나무가 무슨 하숙생같아요... 낮엔 밥이나 간식만 먹고 훌쩍 소파방으로 들어가버리니 말이오.."

아마도 엄빠는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다.

사실 요즘은 엄빠가 바쁜거 같으면, 나는 내 소파방으로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잠을 자곤 하지요.


소파방에 있다가도, 냉장고 여는 소리가 나면, 금방 다시 나간답니다.


저녁 먹을 때, 삶은 계란이라도 나올라치면, 그 냄새가 너무 고소해서 에 취해있던 나무가 엄빠 앞으로 가서 빤히 바라봐요..

아...이건 고등어네요..

"나무야 달걀 노른자 먹어봐..."


"당신, 나무한테 노른자 많이 주지마요..나무 아까 많이 먹어요."


나는 아빠가 사준 인형 귀에다가 내 입을 갖다 대고 가만히 속삭이었습니다.


'얘, 우리 엄마가 거짓부리 썩 잘하누나. 내가 달걀 좋아하는줄 알문서, 아까 밥많이 먹었다고 하누나.'


그래도, 아빠가 노른자를 조금 주면, 받아먹고 소파방으로 들어가는 하숙생 나무였습니다.

우리집 하숙생...묘생은~ 나그네 길~


덧붙임. 패러디해봤는데, 재미없네요. 사실 나무는 아빠 엄청 좋아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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