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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Feb 04. 2024

변명의 역사

일상과 사색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변명들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예외일 수는 없겠지만, 변명들을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변명이란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일까?


 변명은 상황을 회피하려는 심리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것은 그 상황을 피하지 못했을 경우 닥칠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보호라는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일 게다.

 

 재미있는 것은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도 변명을 했다는 것이다. 선악과를 먹은 것이 들통났을 때, 아담은 하와를 핑계로, 하와는 뱀의 꼬임을 핑계로 변명을 했다기록되어 있.

 그리스 신화  그 유명한 트로이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헬레네와 파리스 왕자의 사랑행각에서 조차, 헬레네는 신들의 장난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했고...

 이런 것들을 보면 변명의 역사는 인류의 기원과 같이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 정확히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사용해 온 역사적으로 오래된 수단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물론, 실제로 어쩔 수 없는 이유 - 이 경우에는 핑계라기보다는 이유가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 에 의해 변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테니


"오영 씨! 거 너무 편협적으로 다루는 것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에둘러 '변명'을 하자면 그런 경우 말고 눈에 보이는 변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적어보는 글이니 그러려니 해주시길...  


 내 생각에 변명을 잘하려면, 그럴싸한 알리바이가 있거나, 상대를 속일 수 있는 논리를 잘 만들어내면 된다. 만일 이 가정이 맞다면 사람이 똑똑해질수록 더 변명을 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즉, 고대에서 중세, 그리고 현대로 올수록 지식의 범위가 비례하니, 변명의 역사에 있어 현재의 사람들이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변명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핑계로 댈 만한 것들도 과거에 비해 많이 생겼고 말이다.

 순수하게 개인적인 가정이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지식의 역량이 급격히 높아진 요즘 변명력(이라고 지어봤다)의 지수는 높아졌고 , 반대로 이야기하면, 솔직함의 지수는 낮아진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안타깝게도 근래에 변명에 특화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유쾌하지은 않은데, 어차피 바로 또는 잠시 후 알게 될 사실일 경우,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굳이 이상한 논리를 끌어와서 변명을 해봐야, 그 상황이 더 구차해질 뿐이 때문이다.

변명했다고 이러면 큰일나죠...

 

 뭐... 그 변명이 스스로 멋졌다고 생각한다면 별 수 없겠지만 말이다.



덧붙임. 적다보니 가수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가 생각나 건 제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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