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영 Mar 05. 2024

내 마음속의 가황

음악에 대한 수다

 전설이라 불리는 트로트 가수 '나훈아'*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한다.

*본 글에서 나오는 가수들의 이름에 님이라는 호칭은 편의상 생략하겠습니다. 양해를...


 나는 나훈아 세대는 아니라서, 큰 감흥은 없지만서도 어머니 세대에서는 최고 중의 최고로 불리던 엄청난 엔터테이너가 은퇴한다니 참 세월이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겠구나 싶다.


 마침 다수의 은퇴기사에서 '가황 나훈아'라는 표현을 썼길래, 갑자기 내가 생각하는 가황은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수로써 최고 호칭인 가황이라고 하면, 은퇴선언을 한 나훈아를 포함하여, 그 밖에도 각자 떠올리는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조용필을 꼽는 것 같고, 더 젊은 세대에서는 누구일까나? 가황은 인기투표라고 하기에는 결이 다르니...


 나의 경우에는 예전부터 그 누구와 비교해도 한수 위라고 생각해 왔던, 가황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가수가 있다.

.

.

.

그 이름은 '송.창.식.'

 중년 이상인 분들은 모두들 아는 이름일 테고, 히트곡들도 상당히 많이들 아시리라...

 초등학교 때 집에 굴러다니던? 카세트 테이프 중, 송창식 히트곡이 있었어서 접한 가수인데, 노래들이 어찌나 좋은지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평론가가 말하기를 역시 당대 대스타였던 '조용필'을 언급하면서 "가왕 조용필의 맞은편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단 한 명의 가수"라고 했다고 하는데, 나 개인적으로는 레벨이 한두수 위의 가수였다고 평가한다.


 내가 송창식이라는 가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노래의 독창성이다.

 당시 세계를 휩쓸었던 포크, 락, 디스코 또는 우리나라에서 강세였던 트로트 등 어떤 장르와 비교해 봐도 이 가수의 장르는 '송창식' 그 자체다. 내가 힙합을 제외하면 웬만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임에도 다른 어떤 노래들과도 유사성이 없다. 송창식만이 갖는 유니크함이 있다!


 둘째, 가사의 내용과 예술성이다.

이건 각자 선호하는 가수들과 가사들이 있겠지만, 다른 노래를 다 떠나서 '나의 기타 이야기'라는 노래 하나로 세계평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송창식의 노래가사는 다 좋은데 특히 이 노래는 가히 예술이라고 할만하다. 가사가 길어서 여기에 모두 적을 수는 없음이 아쉬운데, 이 노래를 모르시는 분들은 한번 들어보거나, 가사만이라도 한번 보길 적극 권장한다.

 그 서정과 은유 그리고 맑은 기타 소리와 함께하는 최고의 시요, 동화요, 수필이다.


 셋째, 창법이다.

 상당히 독특한 창법으로 여태 들어본 어떤 국내, 해외 가수와도 다른 창법을 갖고 있다. 당연히 누구를 흉내 낸 것도 아닐뿐더러, 정말 한국적인 창법이지 않나 싶다. 힘이 있으면서도 잔잔하기도 하고, 해학이 있는 탈춤 같으면서도 도도한 성악 같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들을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송창식의 노래를 뽑자면, 언급한 '나의 기타 이야기', '선운사', 그리고 '토함산'*이다.

*토함산의 작사는 다른 분이 했다


 비록 BTS처럼 세계를 평정한 가수도 아니요, 하물며 해외에 잘 알려진 가수도 아니지만, 한국 가요계에서 다시 이런 가수가 나올까 싶을 정도의 너무나도 한국적인 가수이기에 내 마음속 가황의 자리에는 '송.창.식'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선운사라는 노래에 나온 동백꽃이 펴고 지는 계절인데, 오랜만에 '선운사'를 들어봐야겠다.


덧붙임. 십 년쯤 전인가요... 도대체 선운사 동백꽃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싶어서, 날짜 계산해서 휴가까지 내고 부모님 모시고 선운사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뿔싸!! 가기로 한날 일주일 전부터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 동백꽃 몇 송이만 보고 온 기억이 떠오르네요.

작가의 이전글 나의 커피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