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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r 04. 2024

나의 커피 이야기

일상과 사색

 커피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하루 두세 잔을 마시니, 가히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은 없겠다. 하루 시작은 믹스커피로, 점심에는 뜨겁고 진한 아메리카노를 사서 오후 내내 먹는다.


 평일에는 믹스-아메리카노의 조합으로 마시지만, 휴일 집에서 마시는 아침커피는 조금 다르게 해 보고자 한때 캡슐커피머신을 사서 몇 년간 마시기도 했고, 원두를 갈아서 드립커피로도 마셔보기도 했었는데, 결국 돌아간 아침 커피는 믹스커피였다.

한동안 사용했으나, 장식장 신세인 그라인더

 믹스커피는 우리 부부에게 재미있는 추억거리도 안겨주었는데, 십 년 전 즈음에 유럽여행을 갔었을 때였다.

 아내가 맥*믹스커피를 꽤 많이 챙겨갔었는데 이유는 현지 호텔의 믹스커피의 맛을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여행 중에 만난 현지인들이라던가 상인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할 필요가 있을 때 주려고 더 많이 갖고 간 것이다.

 길 안내를 잘해줬다던가, 노점상 등에서 거래가 재미있었을 때, 고맙다고 하고 노란 믹스커피를 '코리안 커피'라고 말하고 주면, (뭔가 의심할 법도 하지만) 비록 작은 선물일지언정 받은 이들이 꽤나 크게 웃으면서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오전의 첫 잔만큼은 믹스커피만한 것도 없어서, 다른 선택지가 있더라도 믹스커피로 시작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던 중에...


 얼마 전 휴일 한정이지만, 오전 커피를 바꿔보게 되었다. 다른 이들은 이미 일찍부터 시작한 '모카포트'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뒤에서 나무(냥이)가 멀뚱 지켜보네요...

 

 사실 1년 전 정도부터 유튭에서 본 모카포트 영상을 보고는 사볼까 말까 망설이던 중이었는데, 몇 주 전 아내가 갑자기 모카포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옳다쿠나 싶어서 바로 '콜'하고 주문한 모카포트!


 약간의 번잡함이 있지만, 나름 준비하는 재미도 좋다. 4컵용으로 샀지만,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아내와 나의 취향으로는 두 잔 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연하지만 깔끔한 드립커피와는 다른 맛이라 꽤나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다.


 물론 믹스커피의 막강함이 있어서, 믹스커피와는 교차로 사용하니 여전히 내 취향은 믹스커피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커피의 원조인 이탈리아의 맛과 향을 느끼면서, 이탈리아에서 먹는다는 스타일로 마시면 왠지 아침이 풍족해지는 느이랄까...


 모카포트를 샀겠다, 봄도 오겠다, 왠지 이제 한동안 하지 않았던 차박을 가서는, 상쾌한 아침에 산이나 바다를 마주하며 모카포트에서 올린? 커피를 한잔 하는 미션을 수행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덧붙임. 요즘 녁식사 후에는 차를 마시는데, 커피&차 이야기라고 할 걸 그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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