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전혀 몰랐을 때 나는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했다. 타인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중략)...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과학의 이론을 활용하면 인간과 사회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공대를 나온 공대남자다.
뼛속까지 과학을 신봉하는, 그리고 잘하지는 못했지만, 대학 때에는 한 문제의 답변을 위해 빽빽하게 수식 전개를 했던 (슬프게도 이때 정답을 맞히지는 못했다...난 수학이 싫다.), 합리적인 가정과 증명을 선호하는 공대남자다.
앞서 언급한 책에서, 인문학으로만 이해했던 것들을 과학과 접목하면서 시야를 넓혔다는내용이 나오는데, 좋은 접근으로 생각된다. 나의 경우는 반대로 과학 또는 기술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을, 책이나 유튜브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인문학을 알게 되면서 변화를 갖게 된 것 같다.
시야를 넓혔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니 차마 그렇게 말하지는 못하겠고, 고리타분하던 생각이 좀 더 유연해졌다고나 할까?
아... 아내는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일단,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내 또래의 남자라면, 문과보다는 이과가 더 많았던 시절이니 이과남자가 더 많을 테고, 공대남자도 꽤 될 텐데, 1+1=2라는 생각을 토대로 살아오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20여 년을 회사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다양한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는 일 중의 하나인데, 1+1=2라는 (그렇다고 2가 틀렸다는 것은 아닌 비유...) 관점에서 현안과 문제를 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보니,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그 현상 자체에 매몰되어 결과물을 피드백하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전형적인 공대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런 경우 커뮤니케이션하는데 꽤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인터넷 유머에도 나오듯이, 아내가 남편에게,
"우유하나 사 오고, 달걀이 있으면 6개 사와."
라는 장보기 요청에 우유를 6개 사 온 남편 이야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나 할까.
댓글에는 조건문이 잘못되었네~ 하는 우스개 글도 있었는데, 어쨋든집의 우유와 달걀소비의 추이라던가, 집안일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술적 사고를 한다는 유머다.
만화 오!나의 여신님 남주(부럽). 공대남이다..
유럽 중세 역사에서 과학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인문학적 집단이 과학적 진실을 외친 사람들을 처형하거나, 처벌을 하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 현재를 사는 우리네 일상에서과학과 인문학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만으로 판단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일상생활이나, 회사생활 이야기에서다소비약해보자면, 기술의 발달을 너무 신봉하는 과학중심의 사고로오랜 기간 쌓아온 인간의 삶이 무너지는 결과를 만드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