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까지 논하기는 좀 그렇고, 대략 1000년 정도의 역사에서 언급한 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요리, 청소, 빨래 정도가 대표적인 가사노동일테고, 상류계급이나 서민층을 포괄해서 누릴 수 있는 유흥으로는 음악과 현대 시대에 급격히 발달한 영상매체가 될 것 같다.
서론이 길었는데, 제목과 같이 가전제품 즉,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기로 구동되는 가사 및 유흥을 위한 기계의 대표적인 것들은 대부분 위에서 비롯된 것들이고, 오랜 시간 동안 그 가전제품 종류는 정해진 것들이 항상 있어왔다.
가사노동을 줄여주는 것들은 조리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청소기, 세탁기, 건조기로 대표되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에어컨류,유흥에 대한 부분은 TV, 오디오, 게임기 정도로 대표될 것 같다.
가전의 역사에서 특이하게 발생한 신제품류로는 스타일러와 로봇청소기라고 생각되는데, 세상에 없던 형태의 가전제품이라서 정말 별종과도 같은 제품이지만, 이 역시 위의 분류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여기에서 한국인으로서 다행인 점은 인류가 필수로 사용하는 가전의 대표적인 회사들이 우리나라 회사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오랜 기간 고착된 제품의 범주에서 벗어난 - TV나 오디오와 같은 유흥용 기계 외에 - 노동을 줄여주는 어플라이언스(Appliance) 제품의 끝판왕은 무엇일까?
단연코 가정용 가사로봇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의 원어인 체코어 'Robota(로보타)' 역시 '노동'에서 비롯된 것이니, 가사로봇이야말로가히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사로봇은 단일의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복잡한 노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인간의 생활공간과 양식에 맞도록 설계되어야 하니, 인간의 형상을 갖고 있는 휴머노이드 형태와, 좀 더 간단한 형상의 팔(Robot Arm)과 바퀴로 구성된 것이 양대 제품을 형성할 것이다.
아마도 휴머노이드 형태는 좀 더 고급가전, 외팔 또는 양팔을 가진 바퀴 달린 구조는 보급형으로 시장을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
휴머노이드형과 로봇암형
이러한 로봇은 본격적인 기술발달이 이루어진 50년대 이후로 구상되어 왔지만, 근래에 와서야 A.I. 즉 인공지능의 발달과 맞물려 현실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휴머노이드 계에서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얼마 전 놀라운 데모를 발표한 Figure사의 Figure 01 등이, 로봇암 계는스탠포드 대학에서 발표한 알로하가 대표적이 될 것 같다. (외팔형의 컨셉은 삼*도 CES2021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전의 끝판왕들은 놀랍도록 빠른 기술의 발달로 근시간 내에 상용제품으로 가정에서 또는 공장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이 부분을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관련 논문들의 저자들은 놀랍게도 중국인이 많다!)
앞서, 현재를 주도하는 가전제품의 대표적인 회사들은 우리나라 회사들이지만, 일반 가전제품류에서는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위협받고 있어 사업비전이 녹록지 않을 것 같다.
고급화 전략으로 꽤나 잘하고 있지만,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고급제품의 수요층이 줄어들 시대에 고급화가 얼마나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최고의 가전제품 회사들로 생존하려면 끝판왕 격인 가사로봇이 우리나라 회사들의 손에서 나왔으면 하지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내가 파악하기로는 안타깝게도 가사로봇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앞서의 미국, 중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언론에 발표하는 대표적인 두 회사의 비전에는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하는 단어가 앞에 나오고는 있으나, 두 회사의 오너들이나 탑리더들이 갖고 있는 비전에서 가사로봇의 성장과 시장진입의 로드맵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어디를 찾아봐도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공개된 로봇도 노동형 보다는 정보제공형 또는 범용목적이 아닌, 단일목적 로봇 중심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로봇기술을 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질텐데 하는 우려는 나 혼자의 쓸데없는 고민일지는 모르겠다.엎친데 덮친격으로 국가적으로 과학기술 예산은 감소했으니 추격해야 할 기초기술 연구는 더 늦어질테고 말이다.
혹시 아는가? 국내 대표적 가전회사 중 하나가, 어느 날 국회의사당 지붕이 열리면서 태권V가 나오듯
"짜잔~" 하고는
"많이 기다리셨죠? 몰래 이런 제품을 만들어봤어요!"
라고 발표한다면 다행이겠으나, 그것도 단계별 과정을 밟아야 가능한 이야기일 것일텐데, 그런 행보가 보이지는 않아서 안타깝다.
오늘도 한편에서는 사람말을 알아듣고 일하는 로봇이나, 사람처럼 걷는 로봇을 보다가, 다른 한편에서 색놀이 가전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전제품과 로봇에 관심 많은 오영 씨는 고민 많은 근심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덧붙임.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유명한 로봇업체를 인수해서 개발하고 있기는 한데...방향이 좀 다른 것 같아서 지켜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