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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y 17. 2023

플라스틱 러브와 아쉬움

음악에 대한 수다

 지금도 유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시티팝이라는 장르가 있다.

 버블경제 시절이던 80년대 일본의 도시문화를 대표하던 장르로 도시의 연인, 바쁜 직장인의 모습 내지 외로운 도시의 밤을 그린 노래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시티팝을 꼽아보라면, 단연 타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를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시는 분은 아는 노래로, 듣고 있노라면 무언가 찐득한 도시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콘크리트 냄새와 직장인들, 그리고 도시의 불빛이 연상된달까?  유튜브에 있던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배경화면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밤에 혼자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다. (그러고보니 혼자 야간 드라이브를 해본 지도 꽤 오래되었)


 다른 느낌이지만 나에겐 도시의 밤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가 더 있다. 이 노래는 시티팝이라고 하기에는 장르가 다르지만, 난 그냥 시티팝 한 부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노래는 신촌블루스의 '아쉬움'이다.

 명백히 '블루스' 장르라고 하지만, 나에겐 이 노래를 반딧불이가 돌아다니며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 농촌의 풍경이 떠오르거나, 원두막에서 여름밤의 별을 보면서 부르고 싶은 노래는 아니니, 시티팝의 한 종류라고 하겠다. (맞다. 내 마음대로다)

 

 앞선 '플라스틱 러브'가 밤에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라면 이 노래는 거리와 트인 맥주가 나오는 바에서 혼자 듣고싶은 분위기의 노래랄까. 내가 애주가가는 아닌지라 소주가 땡기는 노래는 아니고, 딱 맥주의 분위기다.


 내가 이 노래를 쓴(작사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또는 그런 비슷한 경험은 안했을지라도, 노래를 듣다보면 왠지 그 노래가사의 주인공이 된 듯한 분위기에 취해 어느샌가 나는 헤어지지도 않은 연인의 뒤돌아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블루스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장발의 남자가 되어있다. 입술 오른쪽에는 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물고있고...

신촌블루스 엄인호님 (출처 : 유튜브 공연 캡춰)

 

 어느새 짧디 짧은 봄날이 지나가고, 몇일 사이 후덥지근한 여름이 갑작스레 다가오다니 문득 이 노래 '아쉬움'이 생각나는 날이다.


 아름다운 봄날이 이리 빨리 지나감에 대한 아쉬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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