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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y 16. 2023

집으로 가는 길

일상과 사색

퇴근하면서, 마음이 맞는 동료와 눈이 맞아

수란잔을 걸친 후, 헤어져 집으로 가는 길...


일부러 최단거리를 두고 , 아파트와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 길을 택한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아파트 사이를 지나가며, 여기는 주차난이 있구나, 여기는 좋은 공원을 만들어뒀구나, 이런 저런 풍경을 보면서 걷는다.


직장생활 중에 마음이 맞는 친구와 속이야기를 나눈게 좋다.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에 시원한 밤공기가 좋다.


지나가며 들리는 개구리 소리가 좋다.


아스팔트를 옆에 두고 나는 풀내음이 좋다.


아둥바둥 한 삶을 떠나 누리는 밤의 여유가 좋다.


반팔 셔츠가 아니라 긴팔 셔츠였다면 못느꼈을 이 상쾌함!


수란잔을 걸쳐서 센치해진 탓일까?


끈적끈적해지기 전의 늦봄, 초여름의 밤은 낭만적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자정이 다가오는 도시의 밤.  


거리의 신호등은 늦은 밤에 뭐하냐고 나에게 집에 가는 길을 재촉하듯이 눈을 깜빡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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