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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May 15. 2023

나에게 파스타가 갖는 의미

일상과 사색

나는 파스타를 많이 좋아한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어떤 파스타든 다 잘 먹는데, 그 중에서 '봉골레 파스타'는 내게 파스타 음식점의 솜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파스타이다. 요즘은 알리오 올리오 계열을 좋아하지만...

(사실 면 요리는 국적에 상관없이 다 좋아한다.)

봉골레 파스타

 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특히 '엔초비 감베리 (새우가 들어간 오일파스타의 한 종류)'를 잘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어서, 꽤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자주 먹으러 갔었다.

 언젠가 일요일이었나, 그 파스타 생각이 나서 급히 예약하고 도착해서 음식이 나오자마자, 아내와 함께 후다닥 먹고 20분도 안되서 나온 적이 있다. 나름 레스토랑인데, 햄버거 먹듯 먹고 나온 것이다.

엔초비 감베리

 어쨋든, 내가 꽤나 좋아하는 음식이라, 뭔가 딱히 먹고싶은게 없을때 찾는 음식도 파스타라면, 나에게 파스타는 (파스타 입장에서는 슬프게도) 다른 면으로도 의미를 갖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파스타는 제법 가격이 되는 고급음식이라서, 한접시에 보통 17000원정도이거나 2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음식을 후하게 먹고 있노라면, 또 그 가격이 만일 파스타보다 저렴하다면 으레 파스타 험담에 빠지기 일쑤다.


"이렇게 후하고 맛있는 음식이 이 가격인데, 파스타에 뭐 그리 대단한게 들어간다고 17000원이지?"


"파스타는 주문들어오면 바로 요리하고, 재료도 신선하잖아." 라고 말하면, 바로


"삼선간짜장도 주문하면 그때 바로 요리하고 해물도 더 많이 들어가는데? 파스타랑 재료 조리가  뭐 차이있나?"


이런 식이다.

특히, 이럴 때

 파스타를 그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다른 음식을 먹을 때, 가만있던 파스타가 소환되는 것이다. 그것도 혼나러...   


 파스타 입장에서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뜬금없이 비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국밥X 였던 것인가...국밥도 좋아하긴 한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그 차이로부터 개선할 점을 찾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겠으나, 사람 대 사람일 경우에는 잘못 비교했다가는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비교우위에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보통 비교할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 비교 당한 대상은 불편한 마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만하면 비교는 하지말고, 꼭 말해야겠다면, 원하는 자체를 말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러고보니 가만있던 파스타는 얼마나 마음이 상했겠는가? 그나마 다행히 파스타가 없는 자리에서 비교를 했기에 망정이지, 파스타가 들었더라면 "엔초비 감베리"에 들어갈 새우가, 새우깡으로 바뀌어서 나올 판이겠다.


 조심해야지...하면서 드는 생각이,


"파스타는 맛있지만, 그래도 좀 비싼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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