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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Aug 09. 2023

네 덕분에 올여름 에어컨이나 실컷 쐬자!

동물도 있수다

'냥이씨의 생각'이라는 글의 주인공인 냥이씨(이름은 나무입니다)는 더위에 약하다.


 7월에 평소와 같이 낮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을 했었는데, 웬걸 고양이가 더위를 먹었는지 밥도 잘 안 먹고 장염까지 와서 설사를 한 적이 있다.

더운지 아이스팩을 할짝하는 녀석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고, 어찌어찌 설사를 잡는 과정에서 냥이씨가 워낙 더위를 잘 타서 그런 듯하여, 어차피 병원 갈 일 만들 바에 에어컨이나 빵빵하게 틀어주자!라는 마음으로 에어컨을 계속 켜놓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작 사람들만 살던 집에서는 선풍기로 버텨가며 살아왔건만, 요놈이 뭐라고...

 올여름 에어컨을 계속 고 살아야겠다 하고 생각해보니 그나마 전기료라도 아끼려면, 온 식구가 한 곳에 모여있어야겠다 싶어 모든 생활용품이 거실로 나오게 되었다. (온 식구라 봐야 냥이까지 셋입니다)


 에어컨 설정온도를 28도에 맞췄지만, 종일 켜두려니 전기세 걱정이 밀려와서 모든 방의 문은 닫고, 심지어는 복도로 넘어갈 찬 공기마저도 아끼려고 복도에 커튼봉을 달아 샤워커튼까지 설치해 놨다.

거실에 이불까지... 난장판입니다..

 이렇게 하고 나니 거실이 진짜 원룸처럼 되어버렸다. 쉬고, 먹고, 자고 하는 생활을 모두 거실 한 곳에서 해결하는 생활이 된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애지중지하는 냥이가 더위를 먹지 않는다면야...


 어차피 여름휴가에 냥이 때문에 여행도 못 가는 상황, 그 비용을 전기료에 몰빵 하리라 마음먹으니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

 그럼에도 때때로 전기료 걱정에 온도를 29도로 올린다던가, 잠깐이라도 꺼보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덥다 싶으면 에어컨은 다시 열일 시작이다.


 어쨌든 냥이 덕분에 집에 있을 때에는 천국이 따로 없으니 좋기는 하다. 일단 관리비 고지서가 나올 때까지는 천국을 즐겨봐야겠다.


덧붙임. 이런저런 이유로 더위가 빨리 주춤해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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