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생활 1년, 전후의 변화

동물도 있수다

by 오영

냥이와 함께 지낸 지 딱 1년이 지났다.


우연한 기회로 지인의 고양이를 맡아 두 달 정도 지내고 난 후, 고양이를 키울 수 있겠다 싶어 냥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그리고 아메숏인 '나무'를 데리고 온 것이 작년 이맘때 즈음이다.

나무를 데리고 오던 날. 호기심 많아 차에서 밖을 구경하더라는..

본격적인 고양이 집사생활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3개월 반 정도 되었던 아가아가한 나무를 데리고 오기 전의 우리 집 생활과 이후 1년 여가 지난 현재의 생활은 적지 않게 바뀌어있었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집의 상태다. 속된 말로 집안꼴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아내가 깔끔한 거실을 원했었기에 나름 미니멀한 모습처럼 보였었다면, 현재는 캣타워며, 여기저기 배치된 스크래쳐, 급식기나 물 그리고 냥이가 다치지 말라고 깔아놓은 매트와 그 위의 장난감 등 너저분 그 자체가 되었다.

예전에는 샤모님(로봇청소기)이 활약하기에 최적이었으나, 지금은 많이 힘들어하신다.

거실이 너저분하다고? 뭐.. 어쩌라고?

두 번째는 휴일의 아침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냥이씨의 생각 시리즈에도 적었지만, 아침마다 깨워주시는 덕분에 휴일 늦잠과는 안녕이 되었달까? 하지만 최근에는 늦잠을 자고 있으면 나무가 기다려주는 때가 늘어서 이 부분은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사라진 여행이다.

당일치기나 1박 2일 정도는 다니지만, 그 이상의 여행이나 해외는 꿈도 못 꾼다. 몇 시간 집을 비웠다가 들어올 때에도 어김없이 울음과 함께 박치기로 머리를 비비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긴 여행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반대로 긍정적인 변화도 있는데, 긍정적인 변화의 첫 번째는 우습지만 아내의 결벽증 치료다.


아내는 꽤나 깔끔을 떠는 편이었는데, 냥이와 함께하는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무뎌졌다. 나에게는 다행이랄까 ㅎㅎ

집안 여기저기의 털쯤은 이미 적응해 버려서 뭐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고, 아주 가끔이지만 나무가 장염이라도 걸렸을 때면, 부득이하게 응아가 묻지 말아야 할 곳에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도 이제 가볍게 웃으며 치울 수 있을 정도랄까...

식기 밟고 다니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죠. 다행히 지금은 안하지만요.

두 번째는 나한테 온 변화인데, 집에서 노래를 많이 부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가수처럼 부르는 그런 건 아니고, 궁디팡팡을 할 때라던가, 쓰다듬을 때, 그리고 바라볼 때 '우리우리 나무씨, 냥냥냥냥냥~' 과 같은 단순 멜로디를 계속 읊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즐거움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혼자 놀 때에도, 잠을 자고 있을 때도, 또 엄빠에게 사랑스럽게 다가올 때에도, 서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가끔 뀨웅~하고 다가오길래 쓰다듬으려고 하면, 힝~ 하고 피해서 서운하긴 하지만... (밀당의 고수인 듯)


이제 집사생활을 한 지 1년이 되었으니, 오랜 생활이라고 할 수 없지만, 착한 고양이 나무가 우리 집에 와준 덕분에 느끼게 된 변화랄까?


누군가 "냥이 집사가 되면 생활이 힘들어지지 않아요?"라고 묻는다면 "흠... 뭐 좀 귀찮은 건 있겠지만, 아니요! 좋아요!"라고 말하련다.

이렇게 사랑스럽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