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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Aug 27. 2023

고양이 집사생활 1년, 전후의 변화

동물도 있수다

 냥이와 함께 지낸 지 딱 1년이 지났다.


 우연한 기회로 지인의 고양이를 맡아 두 달 정도 지내고 난 후, 고양이를 키울 수 있겠다 싶어 냥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그리고 아메숏인 '나무'를 데리고 온 것이 작년 이맘때 즈음이다.

나무를 데리고 오던 날. 호기심 많아 차에서 밖을 구경하더라는..

 본격적인 고양이 집사생활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3개월 반 정도 되었던 아가아가한 나무를 데리고 오기 전의 우리 집 생활과 이후 1년 여가 지난 현재의 생활은 적지 않게 바뀌어있었다.


 가장 먼저 바뀐 은 집의 상태다. 속된 말로 집안꼴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아내가 깔끔한 거실을 원했었기에 나름 미니멀한 모습처럼 보였었다면, 현재는 캣타워며, 여기저기 배치된 스크래쳐, 급식기나 물 그리고 냥이가 다치지 말라고 깔아놓은 매트와 그 위의 장난감 등 너저분 그 자체가 되었다.

 예전에는 샤모님(로봇청소기)이 활약하기에 최적이었으나, 지금은 많이 힘들어하신다.

거실이 너저분하다고? 뭐.. 어쩌라고?

 두 번째는 휴일의 아침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냥이씨의 생각 시리즈에도 적었지만, 아침마다 깨워주시는 덕분에 휴일 늦잠과는 안녕이 되었달까? 하지만 최근에는 늦잠을 자고 있으면 나무가 기다려주는 때가 늘어서 이 부분은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사라진 여행이다.

 당일치기나 1박 2일 정도는 다니지만, 그 이상의 여행이나 해외는 꿈도 못 꾼다. 몇 시간 집을 비웠다가 들어올 때에도 어김없이 울음과 함께 박치기로 머리를 비비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긴 여행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반대로 긍정적인 변화도 있는데, 긍정적인 변화의 첫 번째는 우습지만 아내의 결벽증 치료다.


 아내는 꽤나 깔끔을 떠는 편이었는데, 냥이와 함께하는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무뎌졌다. 나에게는 다행이랄까 ㅎㅎ

 집안 여기저기의 털쯤은 이미 적응해 버려서 뭐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고, 아주 가끔이지만 나무가 장염이라도 걸렸을 때면, 부득이하게 응아가 묻지 말아야 할 곳에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도 이제  가볍게 웃으며 치울 수 있을 정도랄까...

식기 밟고 다니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죠. 다행히 지금은 안하지만요.

 두 번째는 나한테 온 변화인데, 집에서 노래를 많이 부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가수처럼 부르는 그런 건 아니고, 궁디팡팡을 할 때라던가, 쓰다듬을 때, 그리고 바라볼 때 '우리우리 나무씨, 냥냥냥냥냥~' 과 같은 단순 멜로디를 계속 읊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즐거움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혼자 놀 때에도, 잠을 자고 있을 때도, 또 엄빠에게 사랑스럽게 다가올 때에도, 서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가끔 뀨웅~하고 다가오길래 쓰다듬으려고 하면, 힝~ 하고 피해서 서운하긴 하지만... (밀당의 고수인 듯)


 이제 집사생활을 한 지 1년이 되었으니, 오랜 생활이라고 할 수 없지만, 착한 고양이 나무가 우리 집에 와준 덕분에 느끼게 된 변화랄까?


 누군가 "냥이 집사가 되면 생활이 힘들어지지 않아요?"라고 묻는다면 "흠... 뭐 좀 귀찮은 건 있겠지만, 아니요! 좋아요!"라고 말하련다.

이렇게 사랑스럽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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