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순영 Sep 06. 2024

머리말

현대인이 흔히 잊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는 ‘특권’이 하나 있는데 과거인에 비해 현대 의학의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코로나 판데믹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죽었으며, 헌법에 명시된 인간 자연권마저 박탈당하고 억압받았지만, 그래도 과거인이 천연두, 콜레라, 흑사병, 매독에 걸려 속수무책으로 비참하게 죽어갔던 것에 비하면 현대인은 과거인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의학의 특혜를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과거의 전염병 시대에는 언제나 국민들이 의사를 불신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허무맹랑한 치료제들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람으로부터 최대한 돈을 갈취하려는 사기꾼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21세기에 닥친 코로나 판데믹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르지 않았다. 불필요한 데다가 오히려 환자와 사회에 해가 되는 부당하고, 모순되며, 비합리적인 일들이 매일 벌어졌다. 이 때문에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의 과거인처럼, 현대의학의 특혜를 누리고 살면서도 현대의학을 불신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어떤 환자는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꺼내어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고 따지도 한다.    

  


의대생 증원을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정부의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결과적으로는 의학의 깊이와 역사에 대한 몰이해가 원인이 아닐까?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은 의학이라는 실천적 학문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의학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현대의학은 수많은 사람의 죽음과 숱한 시행착오, 피와 땀으로 얻어진 값진 것이다. 특히 새롭고 혁신적인 철학, 사상, 그리고 기술과 과학 문물들이 마치 물밀 듯 세상에 등장하던 시대였던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 


현대 의학사에 빛나는 선각자와 위대한 발견들을 살펴보면 현대 의학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조금은 해소될 것 같아 이 글을 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