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바리스타 공부라니

by 애이미

퇴직하고

자유롭게 살기로 했는데

그 시간도 고작 2년.


다시 뭔가 시도해야겠다는

마음 저편의

일렁이는 파도에 맡겨

바리스타 교실 문을 두드렸다.


보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커피

바리스타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론도 생소하고

실기는 더 겁나고

덜덜 떨면서

기상천외 동작대로

예상못한 결과가 나온다.


분명히 절차대로

추출을 시도했는데

웬걸

30초가 지나도

커피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순간

내 얼굴은

실내 난방기 온도를 웃돌고

고구마 구울정도의

화끈함이 핀다.

등에 땀이 쫘악 난다.


처음 겪는 일이다.


한 방울도 안 나오다니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일까?


지도선생님 말씀이

구운 고구마 속살처럼 부드럽다.


커피 분쇄기 맞춘 후

과감히 퍼징 하지 않아서

퍼징을 작게 하여 그렇다는

조언을 하신다.


듣고 보니 그랬다.

분쇄 맞춘 후 도징한 것을

과감히 퍼징 즉 버려야 하는데

버리는 게 아까워서

조금 퍼징한 것이다.


순간

버리는 커피량이 아까워

삼분의 이를 남긴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었다.


나의 넘치는 아까움과

순간의 망설임으로

어마한 오차가 발생했다.


배운대로 하지 않고

물자 절약 시대의 교육의 잔재가

아직도 군데군데 나타나

발목을 잡고 있다.


모든 일은

주어진 원인대로 결과는 정확히 나타나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했다.


커피는 신기하다.

여태껏 마신 10 알의 커피알

이른바 십 알 커피

(발음요주의)

애호하던 한동안 내 스타일은 사라져버리고

이젠 커피의 향과 맛에

심취해야 한다.


예전에 자주갔던

스타벅스, 커피빈, 폴바셋, 할리스. 카멜. 하삼동

탐앤 탐스, 투썸,

생각나는 대로 써본다.


그대 커피 브랜드의

커피 바리스타에게

경의를ᆢ


벌써 시험일이 다가오고 있다.

베이직과정

SCA 보다 실무 중심인 EUCA 접수를 했다.

접수비 17만원 결재하니

실감이 났다.


필기는 자신 있는데

실기가 걱정이 된다.


오랜 직업 환경 탓인가

나이 있어도 역시

"공부가 제일 쉽다"


젊은이들의 반박이 있겠지만 ᆢ


어느 지인 시인이

"고작 커피 배워 뭐 하려고요?

그냥 사서 마시죠."


할 때 " 넌 시인이면서 그런 말하냐 ?라고 반박 못했다.


고작 바리스타가 아니다.

작은 배움에도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