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예전처럼 해마다 해돋이 본다고 극성을 부리지 않고 조용히 그냥 소소히 지내고 싶었다.
다행히 서울 기온 영하 10 도
한파주의보가 도와준다고나 할까?
실내 보일러를 켜도 어깨가 시린 날씨다.
새해 첫날부터 먹기 싫다고 굶긴 그렇다.
아침은 딤채에 있던 나주곰탕을 꺼내서 어제 귀갓길에 사 온 현미 떡국으로 가족끼리 간단히 맛있게 먹었다.
퇴직 후 수입이 줄어든 지금은 예전처럼 성대한 식사는 사치가 되어 버렸다.
다이어트란 명분으로 하루 2끼만 먹고 불필요한 과다 섭취는 안 하기로 했다.
갑자기 "단표누항"이란 어휘가 떠오른다. 한 표주박의 물과 간단한 음식을 이르는 소박한 식사를 의미한다.
생각해 보니 옛사람들의 생활의 어려움이 동반된 멋진 표현일 수 있겠다.
그리고 경제적 궁핍을 그렇게 수용하고 삶을 살던 선인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경제의 양극화로 살아가기가 힘든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도 풍요를 부러워하기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어려운 삶을 긍정하고 참아내며 자신의 삶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새해 첫날 가족이 모여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했다.
지난 년도의 계획과 실행한 일들에 대한 피드백과 새해 적토마의 기운과 함께 한해의 소소한 계획을 ᆢ ᆢ
브링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큰 아이는 강의와 함께
논문 5편을 계획했다. 작년 네 개의 강좌와 함께 학위준비로 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큰 아이의 노고가 올해는 빛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강의와 함께 논문 쓰는 과정에서 혹여 발생할 스트레스와 그것의 해소 방법을 자유롭고 가벼운 취미생활이 병행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언급했다.
작은 아이는 석사 논문과 운전면허 취득과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독서 천권을 기본 목표로 하였다.
그리고 각자 방해하지 않는 자신의 취미 생활을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하기로 했다.
건강과 함께 욕심 없는 노후 생활을 하고 싶은데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 식사는 내가 준비했고 점심은 아이들 아빠가 준비했고 저녁은 큰 아이가 사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십년을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과 동행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하여 최종 등촌칼국수로 정하였다.
샤브샤브와 칼국수 그리고 죽을 먹었는데
다른 때보다 유난히 맛있었다.
아마도 한파 경보의 추운 겨울 한 복판에서
새해 첫날의 조촐한 저녁이었으나 땀이 나게 맛있게 먹은 저녁은 가족이 함께 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맥도널드 드라이버에서 아이스크림 네 개를 작은 아이가 사 주었다.
한파에 먹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맛에 미묘한 중독이 스며 있는 듯하다
우리 부부가 나이 들어가면서 예전처럼 풍성하진 않지만 작은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 것은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노년은 더욱 겸손해지는 시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