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와 온기
두 친구와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휴대폰을 바꾸고 온 한 친구가 내 휴대폰을 본다.
뒤가 깨진 내 휴대폰, 꽤 오래되어가는 내 휴대폰은 이제 배터리도 빨리 닳는다.
여행 갈 때에 보조배터리가 꼭 있어야 한다.
“너도 하나 바꿔. 지금 라마단 기간이라 30프로 세일이야.” “그래 빨리 바꿔. 휴대폰 바꾸고, 또 갖고 싶은 거 하나 사고하면 기분도 좋아져.”
두 친구가 연달아 나에게 이야기한다.
“어? 어... 그래 맞아.”하고 답하는 나. 이내 조용해진다.
이럴 땐 무슨 대답을 해야 할까? 말이 많은 내가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늘 있다.
“나는 지금 쓰는 이 휴대폰이 좋아서 배터리만 바꿔서 조금 더 쓰려고...”하고 말했다.
사실이기도 했지만 ‘새 휴대폰 = 새 기분’이라는 뜻을 설파(?)하며 텐션을 한껏 올리고 있는 두 친구의 말에 찬물을 끼 얹는 발언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면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종종 있는데, 이번에도 딱 그랬다.
보편의 보편.
나의 보편은 그들의 보편과 많이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니 대화가 매끄럽지 못하다 싶을 때가 많다.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삶의 여러 카테고리 중 육아라는 고리로 엮어져 주로 아이들 이야기로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그러다 내가 “너희들 몸은 잘 돌보니? 나랑 요가하는 거 어때?”하고 말문을 열었더니 다들 이곳저곳 아픈 곳을 이야기한다.
그러곤 이내 “나 하체비만이라 요가복 못 입어.”
“나는 뻣뻣해서 동작이 안될 거야.”하며 요가를 높은 장벽으로 느끼는 친구들.
그들의 보편적 사고 속에 녹아들기 위해 조금 더 유연한 마음을 가져보기로 한다.
“응 괜찮아. 매트 위에서 같이 노는 거야. 수다 떨고 그러다 웃기면 굴러보고 그러는 게 요가야.”
녹아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부드러운 무언가가 되어야겠다.
따뜻한 물이 딱딱한 소금을 녹이듯. 그저 온기로 가득한 사람이 되어가자.
. 여기서는 뭉근하게 그렇게 지내보자.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그저 온기만 유지할 정도로!
아부다비, 뜨겁고 메마른 땅에서 열정적인 친구들을 만났다. 수다쟁이들,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