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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Sep 23. 2022

사리아(70대에 젊어지고 싶다면..)

사모스~바르바델로

22.9.21.수(순례 32일차, 5시간 소요)

사모스~바르바델로(19km)

 


전날 14유로로 풍성한 순례자 메뉴를 제공받았던, 사모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8시에 출발하다.



어제처럼 사모스에서 트라바델로로 가는 길도 고목이 우거진 오솔길이 많고..


안개 낀 저 멀리로 종탑이 어슴프레 보이다.

마을을 지나가는데 뉘집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차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고..

이 아침에 정갈하게 차려놓은 차


11시, 사리아 근처에 오면서 안개가 걷히다.

사리아 근처
70대인 두 아저씨

사리아 전에, 오는 길에서 70대인 한국인 만나다. 반지의 제왕을 좋아해서 비슷한 사물만 보아도 포즈를 취하고 밭에 있는 나무를 들여다 보며 신기해하는 아저씨들을..


그들은 모험을 해서 한창 신이 난 10대 소년들 같았는데, 한 사람은 가톨릭이고 다른 사람은 기독교로서 친한 친구 사이였다.

우리보다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던 그들이 멈춰섰다. 글쎄, 핸드폰을 놓고 와서  안타깝게도 4km에 있는 식당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성아, 가자!)


씩씩하게 말하더니 그들은 오던 길로 되돌아 갔다.


사리아 초입

11:50분, 사리아 초입 까페에서 쥬스를 마시고 일어서려는데 아까 두 노인이 지나가다.


어?? 아직 20분도 안 지났는데..?

알고보니 서양사람 부부가 길에서 핸드폰을 주었는데, 되돌아 걸어가는 그들을 보고 불러 세웠다 한다. 고마워서 함께 맥주나 한 잔 하려 함께 간다던 두 분이 하는 말...


(참 은혜로운 일이지요.. 이번에 걸으면서 몇 번이나 하느님의 은총이 작용하는..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좋은 인연으로 만난 네 사람


그들의 눈에 뜨이지 않았다면 핸드폰은 들길에 버려져 있었겠지..

눈에 뜨였더라도 선의로 적극 찾아주려 애쓰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되돌아가는 그 순간 서로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면..


보이지 않는 씨줄과 날줄이 얽혀서 절묘한 순간에 도움을 주고받게 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무엇보다도 70대인 두 사람이 함께 걸으며 새로운 모험과 고락을 나누는 것이 나는 참 좋아보였다.


70대에 젊어지고 싶다면, 친구와 함께 산티아고를 !


사리아 성당.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당 앞


철로를 넘어가고.            요상하게 생긴 나무를 지나서
시골 마을, 바르바델로에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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