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엔떼~산타 이레네
22.9.25.일(순례 36일차, 7:30분 소요)
보엔떼~산타 이레네(23km)
오늘도 아침 일찍 길을 나서다.
7:20분, 어둠이 가시기 전 핸드폰 후레쉬를 켜고 걷기 시작하다.
8시쯤 되면, 어둠은 희미해지고 공기는 청량하며 새들은 노래를 하여 기쁨에 젖어 걸을 수 있게 된다.
공기..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얼마나 맑은 지
내 온몸이 알아차리고 기분조차 달라지게 하는 이 공기..
이처럼 보이지 않아도,
영혼이 있고..
신의 손길이 내게 미치고 있음을
나는 걸으며 느낀다네.
오늘도..
맑은 하늘과 초원을 보고 숲길을 걸으며
도로 사이를 지나고 작은 도시도 걸었다.
풀과 나무와 꽃이 햇볕에 반짝이는 것도 보았고, 닭과 염소와 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먹이를 구하는 것도 보았다.
싱그러운 공기
맑은 하늘과 푸른 초원
한가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
그 속에..
소소한 행복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서로 얘기를 나누고
힘을 합하여 일을 하는 데서
그 행복은 유지되고 배가 되는 것이었다.
이제 마지막에 가까와 졌는지, 보이는 사물들이 끝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길가에 떨어진 밤송이를 벌리려고 애를 써도
벌어지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었다.
안 되는 밤송이를 스틱으로 쪼아가며 여는 데도 여러 번 내려치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매번 열매를 얻을 수도 없고 그 크기도 다 달랐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음을..
거두어 들이는 때가 될 때까지
겸손하게 임하는 것으로
내가 할 일은 끝나는 것이겠지.
그리고 또 하나,
<함께> 하는 존재들이 눈에 들어오고 또한 아름답다는 것을!
...
그렇담 나는,
무엇으로, 어떻게, 함께 연대해 나갈 수 있을까?
오늘은
당신의 섭리해주신 덕분에..
시골 마을 축제의 끝 자락을 함께 합니다.
마치 내일이 순례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전야제를 벌여주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내일은 또 어떻게 걸을 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며 걷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살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