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바리우다 Oct 01. 2022

60대가 산티아고를 잘 걷는 방법

산티아고를 걷고 싶었던 건 오래 전부터 였다. 그러나 끝까지 걸을 생각은 없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800km라는 긴 길을 내가 감히 걸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 못해봤기 때문이다.


회갑 기념으로 남편이 산티아고를 가자고 했지만 좋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버스나 택시를 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 혼자 속으로,.  

(걷다가 안되면 버스타고 가다 걷다를 반복하지 뭐).. 이렇게 생각하고 왔었다.


그랬는데 성공했다. 딱 한번 버스를 탄 것 빼고는 ... 그래서 60대도 아니, 누구나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가보라고 권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1.  가기 전 운동량
     매일 1시간 이상 걷는 게 좋다.
     나는 대공원 둘레를 거의 매일 걸었다.
     걷지 않았어도 괜찮다.

     하루에 걷는목표량을 20km 이내로   

     줄이면 된다.

    (나는 산티아고를 평균 20km내외로

      걸었는데 몸에 부담도 안되고 아주 

     좋았다.)
     외국인 노인들은 10km 정도로도 걷더라.

2. 웹 써핑
   사전에 걸었던 사람들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많이 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다면 아래 것만 준비해도 된다.

  ** 걷는데 필요한 앱:  

    1)구글지도: 현재의 위치, 근처 정보를 아는데 필요, 예를 들어 물을 사려면 현 위치의 식료품을 누르면 근처 슈퍼마켓의 위치, 열고닫는 시간까지 알 수 있다.

   2) 까미노 닌자 앱
까미노길이 잘 표시되었고, 내가 길을 벗어나는 지 앱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서 도시에서 빠져나올 때 유용하다. 게다가 그 지역 알베르게가 모두 있으며 현재 영업 중인 곳은 초록으로 표시되어 있어 문을 닫은 곳으로 짐 부치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3. 걸을 때 꼭 필요한 것

1) 물집 안 생기려면:
 등산화.발가락 양말.풋크림(바세린).등산용 양말

  바세린을 발가락과 발바닥에 고루 바르고 문지른 후, 발가락 양말 위에 등산 양말을 신어야 물집이 안 생긴다.

남편은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도 물집이 안 생겼다고 발가락 양말을 안 신었는데 그 결과가 아래와 같다.


물집 생긴 발과 아닌 발(발가락 양말 착용 유무에 따름)
물집에서 물을 빼내는 과정을 거쳐야...


발가락양말을 신은 나는 물집이 안 생겼다. 발가락 양말은 스페인서 사기 어려우니 미리 준비하자. 나는 인진지 코리아꺼 썼는데  괜찮았다. 그 위 등산양말은 아무거나 괜찮다. 등산화는 바닥이 좀 두꺼운 게 좋다. 나는 산티아고 등산화를 신었는데 괜찮았다.

특히 초보자라면 거치른 돌 길에서도 발목을 고정시켜줄 수 있는 등산화가 좋다.
  - 발가락 양말 2개. 풋크림 1개. 등산양말 2개(선전해주려는 게 아니니 좋으실대로..)

2) 벨트백
밸트백은 물병이 최소한 한개는 있어야 하고 여권과 순례자 여권, 돈까지 충분히 챙겨넣을 크기어야 한다. 좀 작은 거에 우겨넣었다 뺐다 하다보니 찢어져서 새로 사야했다. 그러니 등산용품 파는데서 구입하는 게 좋다.

3) 작은 배낭과 스틱
 짐을 동키로 부칠 경우에도 간단한 비상 식량과 우비. 수건 등을 챙겨 넣어야 하니까. 동키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작은 배낭은 없어도 된다.


4) 짐은 동키서비스로 부치기

   젊은이라면 모르지만, 60대라면 무릎과 어깨를 생각해서 짐을 부치고 홀가분하게 걷는 게 좋다. 나는 처음과 끝 그리고 중간에 24km 한번 빼고는 다 동키서비스를 이용했기에 무리없이 잘 걸었다고 생각된다.


동키서비스는 트랜스뽀르떼 데 모찔라(transporte de mochila)라고 하는데 알베르게가 아닌 경우 전화를 걸어 예약해야 한다. 그게 어려우면, 호텔 프론트에다 전화걸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4. 기타

- 비행기편은 3개월 전에 예약하는 게 좋다. 우리는 5개월 전에 예약해서 성수기의 반값 정도에 올 수 있었다.

- 생장까지 오는 교통편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파리에서 바욘은 기차표를 미리 예약하고 바욘에서 생장으로는 완행열차라 그곳에 도착해서 끊으면 된다.


- 가능한 등산용 반 장갑이나 아님 다이소 천원짜리 장갑이라도 끼고 걷는 게 좋다. 그냥 스틱을 쥐고 걷다보면 까맣게 탄다.

장갑 낀 손과 아닌 손의 차이


- 가능한 몇 개월 전에 오리손이나 보르다의 알베르게를 예약해서 가는 게 좋다.

생장에서 출발해서 피레네 산맥을 넘고 론세스바예스에서 자려고 하면 무리가 되어 걷기 싫을 지 모른다.

우리의 경우 4개월 전에 예약하려고 보니 오리손은 이미 차 있었고 보르다에 겨우 예약했다.


생장에서 보르다까지는 9km여서 처음 걷는 길이 어렵지 않았고 뒷날 보르다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까지 16km도 쉽게 걸을 수 있었다.


나중에 더 생각나면 수정할게요~^^

작가의 이전글 산티아고 완주를 하다(내려놓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