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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Dec 07. 2023

남미여행 일기 9

9.  안녕~ 우유니, 드디어 나, 왔어^^

23.12.3,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에서 비행기를 타 아침 5:40분에 공항으로 출발했다. 짐을 부치고 검색대를 통과하려는데 요원이 마담~하며 나를 불렀다. 내 배낭을 수색해야 한다는 거다.

깜짝 놀라며 응하는데 그가 안을 샅샅이 뒤져도 안 나오자 갸우뚱 하다가 옆 주머니에서 산소통을꺼냈다. 고산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사서 쓰던 건데, 그게 위험 물품이란다.


속으로 이런~ 우유니는 고도가 더 높아져서 꼭 필요한 건데 왜 난리?싶으면서도.. 산소를 빨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급히 산소를 들이 마셨다.

다행히 가이드가 남편을 불러 줘서 2만원 짜리 산소 모두 다 마실수있었다.

산소가 이렇게 비싼 것을... 공짜로 먹을 때는 몰랐었지


우유니 공항에 내리고 있다.

드디어 우유니로 날아갔다.

오전 8:30분경 공항에서 내려 나가니 4대의 지프차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과 더불어 2박 3일 동안 우유니 사막을 투어 했는데...

2박 3일 동안 동고동락한 차들.. 위에 물통이나 짐들을 싣는데..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다보니 트렁크가 노숙자 얼굴처럼 되었다.


 그들은 친절했고 중간 중간 준비하는 점심도 저녁도 푸짐하고 맛있었다.

한국인들 입맛을 잘 아는 듯 고추장까지 준비해줘서 우유니 투어시 식사는 만족스러웠.

다만 4000에서 4600까지 고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환자들이 속출했다.

두통은 기본이고 호흡 곤란, 코피, 기침, 술취한듯 걷기,불면증, 설사... 대부분 감기를 앓았다.



소금으로 지어진 집


소금으로 지어진 집을 구경하고 근처가게에서 기념으로 소금을 샀다. 우리 돈으로 천원 정도하는 귀엽게 작은 소금 푸대를 보니 웃음이 났다.

소금 집 안과 소금 푸대


사막에 버려진 기차역으로 갔다. 예전에  이곳 우유니에서 칠레 등으로 소금을 수출하느라 만들어진 철로라는데 지금은 쓸모없어져서 그저 관광으로 세워져 있다한다.


우유니 사막에 있는 소금열차의 모습들

 

남들처럼 나도 남는 게 사진이라고 열심히 기차를 오르고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다 갔다.

나 남이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건지.. 왜 이리 증거를 남기기 위해 애를 쓰는가? 하기사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없어지니까 사진으로 봐야 떠오르겠지.

오늘도 나는 추억을 이렇게 새겨넣는 구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사막이어도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앞에는 사람이 앉아있다가 손님이 오면 돈을 받고 휴지를 주면서 볼 일을 보게 한다. 사용료는 대체로 5볼, 우리 돈 천원이 든다.



소금 호텔 전경

점심은 소금호텔에서 먹었다. 나는 호텔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무를 서고 잠을 자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펼쳐진 테이블을 보니 그저 사람들이 모여서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인가 보다.


소금호텔 안의 모습.. 우리 일행들이 소금의자에 앉아 식사하는 중이다.


끝없이 펼쳐진우유니 사막
자세히 보니 벌집처럼 나눠져 있다. 비가 오래도록 안 와서 물 거울을 보기는 그른 모양이었는데...


점심을 먹고 물고기 섬으로 구경을 갔다. 우유니 소금 사막 위에 물고기 모양을 한 섬이었는데 그곳에는 많은 선인장이 살고 있었다.


물고기 섬


올라가다가 바라보니 거대한 소금 사막이 하얗게 펼쳐지는 곳에서 두 사람이 씩씩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선인장에 꽃이 피었고 멀리서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두 개의 움직이는 점처럼 작지만 힘있게 걸어오는 그들을 보며 인간은 이렇게 한없이 지만 의지가 발동하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우유니 운전사들이 연출한 사진이다...

물고기섬 투어가 끝나고 우유니 인들이 우릴 데려간 곳은 인공적으로 물을 뿌려댄 곳이었다. 그 곳에서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우리는 연기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공룡을 보고 놀란 듯이 하거나 도망가는 포즈를 취하거나 거인의 발 밑에 있는 소인국의 사람들 처럼 굴거나 맥주 병 속으로 들어갈 만한 사람같은 모습으로 움직이는 것... 우리가 움직이며 춤을 추는 동안 차량이 원을 그리며 돌면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마치 80년대 내가 신혼열차를 타고 경주를 갔을 때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풍선 터트리기 등 여러가지 놀이 했었던 처럼... 우유니 운전사가 다른 포즈~하며 지시를 내릴 때마다 긴장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즐거운 듯 하는 연기가 진짜처럼 기분좋아지도 하나보다...




하늘엔 솜털같은 구름이 두둥실 떠있고 끝도 없이 하얀 설국을 쳐다보면서 속으로 외쳤다.

우유니~~ 드디어.. 나, 왔어.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번쯤은 우유니 보기를 잘했다 싶다.

(볼리비아 지역은 인터넷이 안되어 3일 지난 지금 칠레에서 옮겨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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