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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Dec 09. 2023

남미여행 일기 11

11. 볼리비아의 소금 사막에서 칠레 산 페드로 아타까마로 이동하다

12. 5 화, 4:30분 아침. 5시 출발!  5:40쯤에 크고 붉은 해가 사막의 지평선으로 떠오르다.

열수구에서 증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다시 폴케스 온천으로 이동 20분간 온천욕을하다.

 
7:30분. 살바도르 달리의 암석 들을 지나다.

왜 그 바위들이 살바도르 달리 암석일까? 그 지역이 초현실주의자인 살바도르달리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설이 있을 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열수구에서 수증기가 쏫아오르는데 다른 사람을 따라 손을 대보니 따뜻한 정도였다.
폴케스 노천 온천, 생각만큼 뜨겁지는 않았지만 20분쯤 있으려니 그동안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볼리비아 국경에서 출국세를 내고 서류를 정리한 후 운전사들과 헤어지다. 칠레에서 온 다인승 버스에 짐을 옮긴 후 칠레 국경으로 이동하는데 운전사가 뭐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가이드가 혹시 생과일 같은 것을 넣고 오지 않았는지? 묻는다.

볼리비아와 칠레 사이의 국경을 넘는 사무처리를 하느라 혼을 다 빼다.

분명 그 전에 가이드가 칠레 국경 검문시 주의사항을 안내했음에도 두 사람이나 사과를 꺼내들었다. 코카잎을 갖고 온 사람도 있었다. 얼른 사과는 먹고 버리라고 해서 급히 먹는 헤프닝이 차 안에서 벌어졌다. 코카잎은  그냥 창 밖에 버렸다.


문제는 짐칸에 멸치팩을 담아온 사람이 문제였다. 가이드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게 통과가 안 되면 300달러의 높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버스가 볼리비아에서 칠레 국경으로 다가가는 동안 사람들은 긴장하고 긴장도가 높아질 수록 몸은 피곤하고 압력으로 인해 두통은 심해졌다. 고산증이 심한 남편은 고통으로 몸부림을 쳤으나 짐 수색이 끝날 때까지 잠잠히 견뎌야 했다.


우리를 보던 수색원이 (기분 나쁘면 물을 마셔라. 많이 나쁠수록 많이 마시라)고 안내했다. 다들 물병으로 입을 가져갔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고산병이 심해져서 얼굴이 점점 거멓게 되어갔다. 수색원 중 한 사람이 산소통을 가져오더니 응급으로 그에게 산소를 공급했다. 그는 급기야 병원으로 실려갔다.

국경에서의 고산증 응급처치, 손가락 색깔을 보며 산소의 주입 정도를 결정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진공 멸치팩은 사전신고를 통해 통과되어 벌금을 물지 않았고 버스를 타고 고산지대를내려와 12시가 되기 전에 2300m인 아타까마 사막지역에 도착하다.


 호텔 체크인이 3시라 짐만 맡겨두고 그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돼지고기 요리를 시켜먹다. 부산 아저씨는 가는 곳마다 (what is your Signiture menu?)를 연발해서 두 종류의 음식을 추천받고 넷이서 나눠 먹는다.


더운 사막이라 목이 말라 시킨 생맥주가 목구멍을 타고 잘만 넘어간다. 맥주는 다소 짭짤했다. 역시 소금이 많은 사막지역인가부다.

점심을 먹으며 남편은 열심히 검색을 하더니 달의 계곡투어로 안데스가 싸단다.


점심후 우리 넷은 안데스여행사를 찾아갔다. 의심이 많은 부산 아저씨 땜에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다 다시 돌아가서 4~8시 투어 신청을 하고 돌아나오는데 아저씨 왈, (여기서 싼 슈퍼마켓이 어딘지 물어보잔다) 엉겹결에 그를 따라 다시 여행사로 가서 싼 슈퍼마켓을 알아내느라 시간이 갔다.

나와보니 남편과 부산 아줌마가 안 보인다.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이 마트로 움직이며 문자를 보내고 마트를 찾아가느라 시간이 또 갔다.
 아저씨가 아줌마와 통화하더니 남편이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겨우 마트를 찾아  들어가서 바나나와 사과, 요거트, 빵을 집어 드는데 3시가 넘는다. 아저씨는 기어코 와인을 골라들었다. 얼른 체크인 하러 가야 한다고 나서는데 길을 모르겠다. 아뿔싸, 둘 다 호텔 이름도 모르겠다.


아줌마 전화 안 받고 울 남편도 문자에 답장없다. 시간은 3:30분을 넘어서고 있다. 둘이서 헤매며 그 전에 봤던 중심지 약국을 찾아다니다가 남편이 야카나 호텔이라고 약도를 보내왔다.

아저씨의 구글 지도를 이용해 걸어내려오고 있는데 가이드가 탄 택시가 우릴 태워줘서 늦지않게 호텔에 도착다. 남편은 샤워를 해서 화가 풀렸는지 웃으며 나를 맞았다.

달의 계곡 투어는 우리 일행 8명과 외국인 1명 해서 총 9명이 투어 버스를 타고 20분쯤 걸리는 달의 계곡으로 갔다.

잉카 문명의 상징이 입구에 세워져있다.


달의 계곡은 화산이 터진 후 풍화가 안 되어 태곳적 생긴 모습 그대로 였다.

달의 계곡의 모습들


이곳 강수량은 수년에 한번씩 비가 많이 내리는데 그 양이 20mm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곳 위치가 적도부근이라 증발되어 공기중 수분량이 항시 모자라는 이유라 한다.


5시가 넘어가는데도 볕은 따갑고 목이 말라서 끊임없이 물을 마셔야 했다. 달의 분화구 같은 곳을 지나고 세 성모상을 구경하고 소금광산이라는 곳에 가서 바람의 소리를 듣고 암벽에 들어있는 암염의 결정들을 보았다.

세 성모상
바위에 끼여있는 암염의 흔적들


투어를 끝내고 달의 계곡 중 일몰을 잘 볼 수 있는 지역으로 가서 피스코샤워를 마셨다. 목이 마른데다 얼음까지 띄워져 있어서 피스코샤워가 그리 시원하고 달콤할 수 없었다. 안주도 좋았다.


피스코샤워를 마시며 피로를 풀다.

그후 우리는 걸어올라 정상으로 가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사막의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일몰의 모습은 생각만큼 그리 장엄하지 않았다. 물 속으로 잠기면서 붉게 물들이던 모습과 달리  한참을 떠있는 것 같더니 갑자기 훅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달의 계곡에서 본 일몰.. 사진이 훨씬 그럴듯 하다.


사람의 운명도 저 해처럼 어느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으니... 현재를 사랑하고 기쁘게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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