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카톡팀에 메일을 보내어 브런치 작가로 등록된 것으로 카톡과 브런치가 연동이 될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 메일은 실망스러웠다. 브런치 작가로 등록된 브런치는 파기하고 카톡과 연동이 되는 날것인 새 브런치를 쓰라는 친절한(?) 답변만 돌아왔다. 할 수 없이 스마트 폰에서 브런치를 쓰는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폰을 새것으로 교체를 하게 되었다. 직영 대리점에서 모든 정보를 백업받게 되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담당자에게 상황을 말하고 카톡 계정을 바꿔야 한다고 하자, 그는 브런치 작가로 등록된 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을 해 줬다.
'아, 이젠 다 해결되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쓸모없게 된 계정을 없애기 위해 애를 썼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네이버에 '카카오 탈퇴'를 쳤다. 카카오 계정 탈퇴가 떴고 다행히 설명 밑에 탈퇴할 수 있는 링크가 있었다. 들어갔다.
'어, 이건 또 뭐람.'
장애물이 2개나 있었다. 우선 연결된 카카오톡을 먼저 탈퇴해야 한다. 그럼 그 전에 처리한 건 뭐지? 탈퇴가 안 되었나? 스마트 폰을 켜서 다시 카톡을 들여다봤다. 채팅방마다 내가 2개다! 혹시나 해서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말 내가 2개냐?'고 물었다. 정말이란다. 이런 황당할 데가 있나! 폰을 펼쳤지만 탈퇴를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좋을 지도 잘 모를 뿐더러 잘 못하면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무서웠다.
할 수 없이 뒷날, 다시 대리점으로 갔다. 담당자가 1명이라 점심먹으러 갔단다. 그때가 오후 2시인데, 혼자서 처리하느라 바빠 늦게야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 전날에 처리해줬으면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카카오에 가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센터에서 처리하는 것이니 불만을 말할 수도 없었다. 드디어 그가 나타났다.
"어제 왔었는데.. 여기 보이죠? 이것과 아래 이것, 보다시피 제가 둘입니다. 위에 있는 이 카카오톡을 탈퇴하려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는 우선 버려야 할 카톡으로 다시 로그인을 하게 했다. 다음으로 채팅방을 다 빠져나와야 한다며 손이 늦은 나를 대신해 빠른 놀림으로 그동안 대화를 나눴던 채팅방을 모두 빠져나왔다. 마지막으로 무슨 버튼을 누르더니 사인을 하란다. 드뎌 몇년동안 대화를 나누던 카톡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대화를 쌓아왔던 추억, 사진들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카카오 계정 탈퇴하기로 들어갔다. 이것 저것을 찾아 누르며 쓸 데 없는 것은 정리했는데도 해결되지 않는 게 있었다. 카카오 페이다. 예전 카카오톡과 연결되어 사용 중이던 것을 끊어야 한다. 이건 내가 따로 가입한 기억도 없는데 어찌 한다? 뒤적이다 보니 카카오쇼핑 탈퇴하기가 있었다.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는 내 정보를 확인하더니 선물 준 것과 받은 것을 모두 사용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선물한 사람은 하나다. 그 정보를 말하니 사용기한이 8월 중순이라 한다. 친한 친구라, 전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선물을 쓰고 난 후 언제 사용했는 지 말해주면, 카카오 계정을 탈퇴할 거라고 했다. 일주일쯤 지나서 카톡으로 문자가 날아왔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남은 것은 내가 스타벅스에서 해결하면 되는 일이다. 빨리 처리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일부러 스벅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빵을 사서 돌아왔다.
드디어 다음 수순, 다시 카카오 쇼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초심자인지, 30분이나 전화 통화를 하며 했던 얘기를 서로 반복해서 주고 받은 다음에야, 담당팀에게 연락을 해서 해결을 해 준다고 했다. 다행히 저녁 즈음 카카오 쇼핑 탈퇴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카카오 페이는 뭐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뭐고 카카오 쇼핑은 뭔지... 여러가지가 헷갈리지만 그래도 드디어 지워버린 카톡과 연동되있던 카카오쇼핑은 끝났다.
마지막으로 카카오 계정 탈퇴에 들어갔다. 탈퇴와 관련한 무시무시한 말들이 적혀 있었지만 더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드디어 나는 예전의 카카오 계정까지 다 날려버렸다. 사람은 하나인데 아파트 주소를 두 개 이상 만들고 이곳 저곳에 거주하는 것처럼 정리되지 못한 상태는 나는 싫다. 나는 한 사람이고 계정도 하나다. 다시는 헷갈리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이제 나는 스마트폰으로 브런치를 쓸 수 있다. 카맹이라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호들갑을 떨어야 했지만, 버릴 것은 제대로 버려졌고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었다. 속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