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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Aug 26. 2022

팜플로나에서 뿌엔테 라 레이나

하쿠에 알베르게에서 양말을 도난당하다.


22년 8월 25일, 7:45. 호텔출발

8:21. 팜플로나 시내 끝에서 햄과 치즈가 든 크로와상과 커피가 셑트 메뉴로  4유로다. 

11:20. 페르돈 언덕을 라가는 길에 잠시 쉬다.

오늘은 떼지어 오르고 있다.

하염없이 풍차는 돌아가고 뒤돌아 보니 언덕 아래로 거쳐온 마을이며 산이 보인다.

안녕 팜플로나~~

팜플로나 시내에서는 이런 동그란 쇠판에 조개 모양의 표지로 안내를 해  주었다.

바라다 보이는 팜플로냐의 끝 자락
밀밭인지... 추수가 끝난 너른 황금 들판 사이로 우리는 걷고 또 걷고

해바라기들이 동쪽을 향하여 까맣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치 장송곡을 들으며 천천히 무릴지어 가는 듯...

오늘도 순례자의 무덤을 지난다. 벌써 3번째다. 그 옆에서 앉아 쉬다가 목포에서 올라온 두 젊은이를 만나 납작복숭아를 나눠 먹다.

드디어 용서의 언덕, 페르돈에 이르다.


나는 누구를 미워하였던가?

그 누구이든 용서하게 해 달라며

바람많은 이 언덕을 오르며 기도하다.

슬플 것도 후회될 것도

바람에 씻겨 나가는 시간

...

허허로운 마음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동안 거치른 돌길을 지나고 또 지나고

멀리 불타버린 언덕들이 보이다.올해 너무 가물면서 불이 났다더니 불타버린 곳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 곳에선 나팔 모양이 키작은 꽃이 고개를 내밀어 생명이 끈질김을 느끼게 하다.


1:30. 용서의 언덕을 지나 우테르가에서 맛있고 푸짐한 샐러드와 스파게티로 점심 후 출발



한국에서는 그렇게나 매일 잘봤는데 빵 때문에 변비가 걸렸는지 소식이 없어 샐러드를 시켰다. 싱싱하고 푸짐하고 맛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누군가 힘든 길 웃고 가라고.. 미소짓는 해바라기


3:40. 뿌엔테 라 레이나 도착.

 머무르는 곳은 뿌엔테라 레이나 초입에 있는 하쿠에(jakue) 알베르게.


슈퍼갔다 오다가 성당 앞 벤치에 앉아 100% 쥐어짠 시몬오렌지 쥬스를 마시다. 무심코보니 종탑이 모두 삭았다. 육각 종탑 기둥 사이로 풀이 자라고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네.

 이젠 새들의 성당인 모양..  그 옆에 공립순례자 알베르게(페레그리노스)가 운영되고 있다. 옆으로 성당은 옮겨간 걸까?


햇볕은 뜨거우나 바람은 부드럽고 시원하다.

8시 넘어 저녁을 끝내고 널어놓은 빨래를 가져와 보니 초록색 등산양말을 누군가 가져가 버렸다.

우리 빨래를 다 뒤져도 없고, 널어놓은 곳에 가서 남의 빨래와 밑에 떨어진 건 없는지.. 아무리 살펴도 없다. 리 일행중일텐데ㅠㅠ.


씁쓸했지만 꼭 필요해서 가져갔을테니 용서합니다. 다행히 양말 하나가 남았어요. 맘 편히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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