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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Aug 28. 2022

Ostadar 펜션에 앉아...

멍.. 때리는 아침

22년 8월 28일 일, 로스 아르꼬스..


아침 8:30분이 되도록 ostadar펜션에서 앉아있다.


오늘은 드디어 버스 타는 날, 남변은 발에 물집이 잡혀있고 나는29km가 두려워서다.

어제 묵었던 나머지 4팀은 모두 떠나고 없다. 휴계실에 앉아 느긋이 아침을 먹다.



 동키서비스에 맡기는 짐들을 가지러 온 아저씨가 우릴 쳐다본다.

 (짐 보낼 건가요? 아뇨)

동키 서비스 종이엔 자기 이름, 전화번호, 보낼 지역, 호텔이나 알베르게 이름을 적으면 된다.


아, 이렇게 부지런히 나르시는 구나. 자기 회사꺼만 갖고 아저씨는 나갔다.


짐을 다 챙겨도 8:50분.. 버스는 11:15분에 떠난다. 오늘 이곳 에스떼야의 성당미사는 낮 1:15분이어서 미사를 볼 수가 없다.


덕분에 아침부터 남의 집 옥상에 앉아 하릴없이 멍때린다. 성당 종소리, 피유피유 거리는 새소리, 잘 듣고 보면 구우구 거리는 놈도 있고 삐삐삐삐 거리는 놈도 있다.

어디서 개 짓는 소리도 들리고 이웃집에서는 아침을 먹고 있겠지...  음식 냄새가 나지 않으니 아직은 시간이 아니려나?


간만에 텔레비 안테나가 보인다. 내 어렸을 적엔 텔레비가 귀했다. 그래서 저 안테나가 자랑스럽기도 했다.

나중엔 집집마다 설치되었고 바람이 방향 바꿔 버리곤 해서 가끔씩 옥상에 올라가 방향을 틀면서 (이젠 나오냐?) 고 큰 소리를 주고 받기도 했었지.

 그러다가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인데 이곳에 와서 저 안테나를 볼 줄이야...


TV안테나는 새들이 날다가 앉는 쉼터인지 가끔씩 날아 올라 앉는다. 하늘을 나르는 한 무리의 새가 보이고... 땅에서는 비둘기가 끊임없이 구구 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새는 같은 새여도 하늘을 보느냐, 땅을 휘젓고 다 니느냐에 따라서 느낌도 다를 것이다.

같은 사람이어도 어떻게 뚫고 나가느냐에 따라 받아들일 세계가 달라지리라.


그래 동물 소리만 들리는 이 아침.. 그리고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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