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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Aug 30. 2022

벤또사.. 엄마와 함께 산티아고를!

로그로뇨에서 벤또사로

22년 8월 29일 월

로그로뇨 출발 8시~벤또사 도착 2시, 19km



아침, 호텔에서 조식다. 19유로니까 25,000원.. 많이 먹었네..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 그런 날도  있어야지.



8시에, 호텔에서 출발다. 로그로뇨의 안내판은 간격이 길게 나타나고 모양도 색다르다.

로그로뇨의 표지판


한참을 걷고나니 로그료노의 끝쪽인가 공원이 나오고 제법 그곳으로 아침 운동을 하러 오가는 사람이 많구나.

아파트 건설 현장은 벌써 시작되고..



9시, 교외에 다리쉼 하는데 추수 끝난 들판에 새들이 아침 먹느라 한창이다.


10:50. 라 카바나에서 다리 쉼을 하고 걷는데, 노인 한분이 옆에 보이고 우연히 그의 등 눈 닿았다. 할머니 사진이 보이다.

(부인과 함께 걷고 계시는 군요~)

 내 얘기에 그는 아니라고..

 엄마가 산티아고를 가고 싶어 했는데 너무 아파서 차로 갈 지경도 못 되었다고.. 엄마는 돌아가셨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마랑 걷고 있노라고..


가슴이 찡고 깨지는 소리가 났다.. 우리 어머니는.. 평생 제주도 바깥을 벗어나서 여행한 게 어디였을까? 내가 모시고 갔던 것은 결국 시어머니와 함께 엄마가 살던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택시를 타고 돌아다녔던 게 전부 아니었나?


그 때는 돈이 얼마없었고 아니 멀리까지 여행시켜드릴 심리적 여유 아니 생각조차 없었던 게, 나 었지.


내가 다 늙어가는 즈음에야 어머니를 위해 여행 한 번 제대로 하게 해드린 적 없다는 후회가 가슴에 들이치다..


! 어머니..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군요. 죄송해요...한 발짝 발을 떼며  당신 덕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이렇게 걷고 있음을..  


왜 늙어 노인이 되어야 더 부모 생각이 나는가? 왜 이제야 가슴을 치는가.. 이미 때는 늦어버린 다음에야..


나는.. 맘 속으로 모시고 가자. 천국에서 보시겠지..



수없이 포도밭을 지나고 화이트 와인을 만들려는지 아침부터 포도를 수확하려는 사람들이 우릴보고 손을 흔든다. 부엔 까미노...

청포도가 벌써 트럭에 제법 차다
아침부터 포도를 따러 온 일꾼들


엄마와 함께 는 할아버지와 헤어지고 나서 얼마안가 커다란 십자가가 보이고..  경계를 지어놓은 철조망 마다 십자가를 만들어 놓은 것이 줄줄이 이어지다.

우리보다 앞서갔던 아줌마가 열심히 십자가를 만들어 붙이고 있다. 여기에 십자가를 만들어 붙일 때 사람들은 무슨 심정으로 만들어 붙였을까?


결국 끝쪽에 가서 나도 십자가를 붙였다.

당신이 왜 저를 태어나게 하셨는 지?

 제가 뭘 해야 기쁘게 살 수 있는 지 알게 해 주세요...

내가 만든 십자가


11:50. 라바라떼의 성모 승천 성당 옆 바에서 점심을 먹다.

라바라떼 성모 승천 성당



1시쯤 날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오다. 우비를 입고 걷다가 벗었다가 하며 벤또사에 2:10에 도착, 5인실 알베르게 13유로. 체크인 완료.



벤또사 성당에 올라는데 호랑이 시집가는 날인가? 햇빛이 비치는 데도 비가 오다. 오락가락 하는 비..  가다서다 하는 우리..


5:30. 동네에 슈퍼가 없다. 하나 밖에 없는 레스토랑도 문을 닫았다. 시골에서는 느리게 시간이 흘러간다. 동네 강아지 마냥 어슬렁 대 돌아다니는데 골목마다 의자에 앉아 쉬는 언니, 오빠들 ..  시골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구나. 우리 시골과 비슷하네.

멀리서 바라 본 벤또사와 그 안


저녁을 먹을 데가 없어 알베르게 안에서 냉동 빠에야를 사서 뎁혀 먹고, 한 병에 5유로 하는 와인에 취해서 정원에 앉아 하늘을 보노라니, 조용히 푸르러지며 어둠이 내리고 있네.

벤또사 알베르게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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