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트로 해리스에서 프로미스타까지
22.9.7.수(순례18일차, 7:30분)
까스트로 해리스에서 프로미스타(26km)
아침7시, 올 만에 여주인이 끓여준 커피에 빵을 먹고 출발하다.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서늘해지고 날도 어둑하다.
마을을 벗어나는데 서서히 오늘의 해를 출산하려는 가... 까스트로 해리스의 성당만 보이고 마을은 어둠에 잠겨있다.
오, 태양의 광휘는 얼마나 대단한가?
구름을 불태우는 저 아우성을 보라.
갖 태어나는 해만이 내지를 수 있는 저 소리..
온 들을 덮고도 모자라 구름을 불태우는 저 거침 없음을...
해발 900미터, 고개를 올라가니 탑이 서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넓은 평원이 펼쳐지고 지평선엔 풍차들이 돌고 있다.
8:20, 어제보다는제법 올라왔지만, 한국의 산처럼 힘들지는 않다.
다시 고개를 내려가는 길..
9:30분이 되니 해가 나기 시작하고
휘돌던 바람이 약해지다. 한참을 평원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레온까지는 이렇게 지리하게 걷는다는데...
아침 5시반부터 걸어간 한국인 두 자매는 괜찮았을까?어두운 밤이었을텐데..
9:50, 평원을 지나는데, 잠자리 날개처럼 보이는 스프링 쿨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이다.
마치 비행기처럼 바퀴를 달고 이동할 수 있는 이 스프링쿨러를 보고 있노라니, 스페인의 농업이 엄청나게 발전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거대한 이동식 스프링쿨러라니..
평원을 걷고 또 걷다.
오늘은 출발지에서부터 이떼리오 델 라 베가 까지 11km는 쉬어갈 마을이 없었다.
이떼리오 델 라 베가에 있는 tachu 카페에서 간식을 먹다. 드디어 볼일을 보다. 그것만으로도 옹색한 까페가 너무나 소중하고 고맙다.
1:10, 보아디야 델 까미노에 도착, 배가 고프진 않으나, 덩치 크 보카디요로 점심을 먹다.
어제처럼 화장실이 너무 중요했던 탓인데.. 화장실 출입구에는 아예 이렇게 써있다.
<우리 손님만 출입해 주십시오!>
근처 성당 문이 열려있어 기도 후, 떠나다.
다시 또 걷고 걷는다.
길가 가로수가 있는데서 부들이 자라고 있다. 그것도 길게 무리를 이루고서. 한국같으면 연못에나 피었을 부들이...
자세히 보니 물이 제법 풍부하다. 밀을 재배하는 수로가 연결되어 있나보다.
프로미스타는 수로(canal)로 유명하다더니, 길고 긴 수로가 보였다. 그 길을 따라 걷는데 오랫동안 이어진다.
인공으로 이렇게 긴 수로를 만들다니.. 예전에 스페인이 전 세계를 쥐고 흔들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2:30, 알베르게 도착하여 오랜 기다림 끝에 침대 2개를 얻다. 그러게 미리 전화 예약을 하면 되는데 한국에서 산 유심이 싼 것이라 그런지 전화를 쓰기가 어렵다.
저녁 7시, 주인 아저씨가 안내해준 대로 레스토랑을 찾아갔건만 문이 닫혀있다. 돌아다녀도 닫은 집이 태반이다.
한 레스토랑에서 물어보니 dinner는 저녁 8:40분이나 되야 다시 오픈을 한다고..
아직 저녁 전 시간이라 또르띠아만 있어서 할 수 없이 맥주에 그걸 시켜 먹고 끝..
남들은 알베르게의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어 먹느라고 한창인데.. 우리는 초라한 밤을 보내다.